한눈에
- 둥근 테두리 안에 네모난 궁전이 있고, 그 한가운데 연꽃 위에서 팔이 여럿인 푸른 신 차크라삼바라가 짝이 되는 여신을 껴안고 서 있어요.
- 1100년 무렵 네팔에서, 이름이 전하지 않는 화가가 천에 아교 물감으로 그렸어요.
- 900년쯤 된 그림인데, 위에서 내려다본 궁전과 그 바깥의 화장터 풍경까지 한 장에 촘촘히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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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운데 붉은 원을 확대해 보세요. 푸른 몸의 신이 팔을 사방으로 뻗고 다리를 크게 벌려 섰어요. 머리에는 하얀 해골 관을 썼고, 한 손에는 끝이 세 갈래로 갈라진 지팡이를 들었어요. 발아래에는 창백한 몸이 하나 벌렁 누워 밟히고 있어요.
가운데 원을 둘러싼 연꽃잎을 보세요. 오른쪽 꽃잎 안에서 초록 몸의 여신이 한 다리를 들고 춤을 춰요. 다른 꽃잎들에도 색이 다른 작은 신들이 하나씩 들어 있어요.
이제 위쪽 문으로 가 보세요. 아치 아래로 구슬 꿰미가 주렁주렁 늘어졌어요. 지붕 위에는 바퀴 하나를 가운데 두고 사슴 두 마리가 마주 앉았어요. 부처가 사슴 동산에서 처음 가르침을 폈다는 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표시예요.
둥근 테두리 바깥, 왼쪽 아래를 보세요. 이글거리는 불 위에 호랑이 가죽이 깔렸고, 그 위에 푸른 신 한 쌍이 앉아 있어요. 둘레에서는 맨몸에 가까운 사람들이 팔을 들고 춤을 추고, 하얀 뼈가 흩어져 있어요. 만다라 바깥에 펼쳐진 화장터 풍경이에요.
맨 아래 왼쪽 끝을 보세요. 머리를 짧게 깎은 사람이 앉아 있고, 옆에 놓인 향로에서 연기가 구불구불 올라가요. 소라고둥처럼 생긴 물건과 받침 위의 작은 탑도 보여요. 의식을 올리는 사람으로 보여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100년 무렵 네팔 카트만두 계곡. 누군가 큰 천 한 폭에 차크라삼바라의 궁전을 그려 달라고 맡겼어요. 그 사람들은 지금 어디 있을까요? 맨 아래 띠의 오른쪽 끝을 보세요.
머리를 틀어 올린 두 사람이 무늬 고운 옷을 입고, 두 손을 모은 채 앉아 있어요. 미술관은 이 둘을 그림을 바친 시주자로 봐요. 아쉽게도 이들의 이름을 적은 글은 남아 있지 않아요.
미술관은 이 그림을 네팔에서 지금까지 전하는 큰 그림 가운데 아주 이른 것으로 꼽아요. 지금 남아 있는 그 무렵 네팔 그림은 대부분 야자잎 경전 속 작은 그림이나, 경전을 덮는 나무판 위의 그림이에요. 미술관은 이 만다라의 화풍이 그런 경전 표지, 그리고 12세기 인도 동부의 야자잎 경전 그림과 이어진다고 설명해요.
그 뒤 100년쯤 지나 인도 동북부의 큰 불교 사원들은 무너졌어요. 그러나 카트만두 계곡의 네와르 사람들은 차크라삼바라 의식을 비롯한 밀교 전통을 이어 갔어요. 그 전통은 오늘날까지 살아 있어요.
이 천은 900년 가까운 세월을 견디고 1995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왔어요. 2024년에는 미술관이 연 만다라 전시에 걸려 관람객을 만났어요.
이제 아래 띠 오른쪽 끝의 두 사람에게 돌아가 보세요. 한가운데 신의 궁전과 바깥의 화장터를 다 지나고 나면, 마지막에 이 조용한 두 얼굴이 기다리고 있어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네모난 궁전에는 문이 몇 개 있는지, 그리고 문마다 무엇이 장식되어 있는지 찾아볼 수 있나요?
- 왜일까신이 사는 궁전 바로 바깥에 왜 화장터와 뼈를 그려 넣었을까요?
- 나라면마음이 시끄러울 때 들어가 앉고 싶은 나만의 궁전이 있다면, 문 앞에 무엇을 두고 들어가고 싶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