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의 그림 해설
- 분홍 드레스를 입은 젊은 여인이 회색빛 소파에 팔을 걸치고 앉아 우리를 바라보는 초상화예요.
-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베르트 모리조가 1870년 무렵 친구 마르그리트 카레를 그린 것으로 여겨져요.
- 모리조의 이른 시기 그림 가운데 몇 안 되게 남은 작품이고, 드레스의 빠른 붓질이 그대로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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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얼굴을 확대해 보세요. 살짝 다문 입가에 웃음기가 맴돌고, 회청색 눈은 우리를 똑바로 봐요. 목에는 검은 리본을 두르고 그 아래 작은 금빛 장식을 달았어요. 하얀 깃이 리본 위로 살짝 올라와 있어요.
가슴께의 드레스를 크게 보세요. 분홍, 흰색, 연보라 물감이 짧고 둥근 붓질로 겹겹이 얹혀 있어요. 가까이 보면 주름 장식이 하나하나 그려져 있지 않아요. 붓 자국만으로 하늘하늘한 프릴이 떠올라요.
무릎 위 오른손을 확대해 보세요. 손가락을 드레스 위에 가볍게 내려놓았고, 손가락에 금반지가 반짝여요. 하얀 소맷부리는 회색 그늘을 몇 번 칠해 둥근 모양을 냈어요.
오른쪽 쿠션을 보세요. 연회색 바탕에 금빛 물감이 툭툭 흩뿌려진 것처럼 찍혀 있어요. 그 위에 왼손이 축 늘어져 있고, 손가락에 푸른 보석 반지가 끼워져 있어요. 손등의 힘을 뺀 모습이 편안해 보여요.
왼쪽 뒤 탁자 위 화분을 확대해 보세요. 분홍빛 화분 겉면에 초록 잎과 노란 새 같은 무늬가 그려져 있어요. 그 위로 짙은 잎 사이에 빨간 꽃이 점점이 피어 있어요. 화분 왼쪽에는 부채처럼 펼쳐진 물건이 비스듬히 보여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870년 무렵, 모리조는 스물아홉 살쯤이었어요. 그녀는 파리 서쪽의 멋쟁이 동네 파시에서 부모와 함께 살며 그림을 그렸어요. 이 그림의 주인공으로 여겨지는 마르그리트 카레도 파시의 빌라 포도르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친구였어요.
이 그림이 그려지는 모습을 지켜본 사람이 있어요. 훗날 이름난 초상화가가 된 자크에밀 블랑슈예요. 그는 1861년생이니 그때는 어린아이였어요. 블랑슈는 모리조가 자꾸 마음을 바꾸고, 그날 작업이 끝나면 그린 것을 덮어 칠하곤 했다고 기억했어요.
그 무렵 모리조의 삶은 크게 흔들리고 있었어요. 1868년 루브르 미술관에서 에두아르 마네를 만났고, 마네의 그림 「발코니」의 모델이 되었어요. 1869년에는 함께 그림을 배운 언니 에드마가 결혼하면서 붓을 놓았어요. 1870년 프로이센과의 전쟁으로 파리가 포위되었을 때도 모리조는 파리에 남아 있었어요.
몇 해 뒤 모리조는 1874년 첫 인상주의 전시회에 참여했고, 같은 해 마네의 동생 외젠 마네와 결혼했어요. 그림 속 마르그리트는 훗날 페르디낭앙리 이므 부인이 되었고, 1935년에 세상을 떠났어요.
이 그림은 미국의 수집가 월터 애넌버그가 남긴 소장품과 함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왔어요. 다시 드레스의 붓 자국을 보세요. 그리고 덮고 다시 그리기를 거듭한 끝에 남은 것이 이 가벼운 분홍이에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여인의 두 손에 낀 반지는 각각 어떤 색인가요?
- 왜일까모리조는 왜 드레스의 주름 장식을 하나하나 그리지 않고 빠른 붓질로 남겼을까요?
- 나라면블랑슈는 모리조가 자꾸 마음을 바꾼다고 기억했어요. 그 시절 여성 화가에게 붙던 이런 눈길은 오늘 일하는 여성들을 보는 시선과 얼마나 달라졌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