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의 그림 해설
- 초록빛 몸의 부처 불공성취불이 연꽃 대좌에 앉아 오른손을 들고, 보살들이 둘레에 서거나 앉아 있어요.
- 1200~1250년 무렵 티베트 중부에서, 이름이 전하지 않는 화가가 천에 아교 물감으로 그렸어요.
- 세로 69센티미터쯤 되는 천 한 장에 부처와 보살, 날개 달린 악사, 팔이 여럿인 신들, 스님까지 층층이 들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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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얼굴을 보세요. 피부가 짙은 올리브빛 초록이에요. 눈은 반쯤 내리감았고, 이마 한가운데에 작은 점이 하나 있어요. 머리에는 붉은 보석이 박힌 뾰족한 관을 썼어요.
가슴 앞으로 올린 오른손을 확대해 보세요. 붉은 손바닥이 앞을 향하고 손가락은 위로 곧게 섰어요. 불공성취불이 늘 하는 손짓으로,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으로 풀이돼요. 손목의 팔찌와 목걸이 끝마다 빨갛고 검은 구슬이 달려 있어요.
오른쪽에 선 금빛 보살을 보세요. 고개를 살짝 기울이고 엉덩이를 한쪽으로 빼서 몸이 부드럽게 휘었어요. 가운데 부처는 꼼짝없이 앉아 있는데, 양옆 보살은 이렇게 움직이는 듯 서 있어요.
왼쪽 아래 붉은 칸에는 사람 얼굴에 새의 날개와 다리를 가진 이가 있어요. 긴 목의 현악기를 비스듬히 안고 연주하고 있어요. 하늘의 악사예요.
맨 아래 오른쪽 끝을 보세요. 주황 가사를 걸친 스님이 앉아 있고, 왼쪽 검은 칸에는 작은 탑과 불이 켜진 등잔, 공양 그릇이 놓였어요. 티베트 불화는 이렇게 맨 아랫단에 의식을 올리는 스님이나 그림을 바친 사람을 그려 넣곤 했어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이 그림이 그려진 13세기 전반, 티베트에는 인도에서 온 스님들이 있었어요. 그 무렵 인도 동북부의 큰 불교 사원들은 침략 속에 무너지고 있었고, 많은 스님이 네팔과 티베트로 몸을 옮겼어요. 카슈미르 출신의 큰스님 샤캬슈리바드라도 1204년 티베트에 와서 여러 해 가르쳤어요.
티베트 중부의 이른 시기 그림은 인도 동북부 팔라 왕조 시대 불교 그림의 꼴을 많이 따랐어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이 그림 속 보살들의 뾰족한 관이 티베트 중부 드라탕 사원 벽화의 전통과 이어진다고 설명해요. 불공성취불은 다섯 부처 가운데 북쪽을 맡은 부처로, 이름은 헛되지 않게 이룬다는 뜻이에요.
그림이 그려지던 무렵, 북쪽에서는 몽골이 힘을 키우고 있었어요. 1240년 몽골군이 티베트에 들어왔고, 몇 해 뒤 사캬파의 큰스님 사캬 판디타가 몽골 왕자 쾨덴을 만나러 먼 길을 떠났어요. 이 만남은 그 뒤 티베트와 몽골이 오래 맺게 되는 관계의 시작이 되었어요.
그린 사람의 이름은 남아 있지 않아요. 광물 물감을 아교에 개어 천에 칠한 이 그림은 1991년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왔어요.
다시 가운데 부처의 들어 올린 오른손을 보세요. 인도에서 온 스님과 몽골로 떠난 스님이 오가던 어수선한 시절에, 화가는 그 손짓 하나를 화면 한가운데에 놓았어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부처 둘레의 보살들 가운데 서 있는 분과 앉은 분은 각각 몇 분인지 세어 볼 수 있나요?
- 왜일까화가는 왜 가운데 부처만 크고 반듯하게, 옆의 보살은 몸을 휘게 그렸을까요?
- 나라면두려워하지 말라는 손짓을 지금 누군가에게 건넬 수 있다면, 누구에게 어떤 말로 건네고 싶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