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 방

사냥한 새가 있는 정물

Still Life with Game Fowl

후안 산체스 코탄1600–3년 무렵캔버스에 유채67.8 × 88.7 cm

이 방의 그림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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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두운 돌 창틀 같은 벽감 안에 모과와 양배추가 실에 매달리고, 사냥한 새 네 마리와 자른 멜론이 놓인 정물화예요.
  2. 스페인 톨레도의 화가 후안 산체스 코탄이 1600~1603년 무렵, 수도원에 들어가기 직전에 그렸어요.
  3. 시카고 미술관이 가진 유럽 정물화 가운데 가장 이른 그림으로, 왼쪽에서 비스듬히 들어오는 빛 하나가 모든 물건을 조각처럼 세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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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왼쪽 위 노란 열매를 확대해 보세요. 모과 꼭지에 굵은 실이 한 바퀴 감겨 있고, 실은 위로 곧게 뻗어 올라가요. 껍질의 갈색 멍과 잔 점, 말려 올라간 잎 두 장까지 또렷해요. 모과 오른쪽으로는 아래 양배추를 매단 또 하나의 실이 지나가요.

  2. 그 아래 양배추로 내려가 보세요. 겉잎이 물결처럼 주름지고, 굵은 잎맥 하나가 공 모양을 대각선으로 가로질러요. 빛을 받은 쪽은 연둣빛으로 밝고, 아래쪽 잎은 어둠 속으로 사라져요. 꼭대기에 묶인 실매듭도 찾아보세요.

  3. 가운데 위쪽, 머리를 위로 하고 실에 매달린 새 두 마리를 보세요. 왼쪽 새는 초록 머리에 붉은 갈색 등을 가졌어요. 오른쪽 비둘기는 목에 검고 흰 줄무늬가 있고, 날개 깃털마다 갈색 테두리가 비늘처럼 겹쳐 있어요.

  4. 아래 선반 가운데 멜론을 확대해 보세요. 반으로 가른 멜론 속에 씨와 섬유질이 엉켜 있고, 오른쪽에는 잘라 낸 한 조각이 따로 서 있어요. 껍질의 초록 줄무늬와 속살의 분홍빛이 대비돼요. 멜론 바로 위로 옆 새의 발가락이 내려와 있어요.

  5. 오른쪽 끝 큰 오리를 보세요. 초록 머리와 흰 목테, 밤색 가슴은 수컷 청둥오리의 무늬예요. 날개에 흰 줄이 두 줄 그어져 있고, 분홍 발은 선반 끝 초록 오이에 닿을 듯 말 듯 해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603년 여름, 산체스 코탄은 마흔세 살이었어요. 그는 스무 해 가까이 톨레도에서 성공한 화가로 일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해 그는 작업실을 정리하고, 침묵과 기도로 이름난 카르투시오회 수도원에 평수사로 들어가기로 해요.

떠나기 전 그는 유언장을 쓰고 가진 것을 하나하나 목록으로 적었어요. 그 재산 목록에는 정물화가 여러 점 올라 있어요. 시카고 미술관은 이 그림이 바로 그가 톨레도를 떠나기 직전에 그려졌다고 봐요.

그는 톨레도에서 화가 블라스 데 프라도에게 그림을 배웠어요. 스승도 정물화로 이름이 있었어요. 17세기 스페인 화가이자 저술가였던 프란시스코 파체코는, 산체스 코탄이 수도사가 되기 전에 정물화로 이름났고 그 길은 스승을 따른 것이라고 기록했어요.

평수사는 사제 서품을 받지 않고 수도원의 일을 맡는 수도사예요. 수도원에 들어간 뒤 그는 정물화를 내려놓고 종교화를 그렸어요. 그라나다 카르투시오 수도원을 위해 큰 그림들을 그렸고, 1627년 그라나다에서 세상을 떠났어요.

이 그림은 1955년 미국 시카고 미술관에 들어왔어요. 이제 그림을 다시 보세요. 선반에 떨어진 멜론 그림자까지 놓치지 않은 눈이에요. 세상의 맛있는 것들을 이토록 정확히 그린 사람이, 곧 그 모든 것을 두고 고요한 수도원으로 걸어 들어갔어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1. 찾아보기그림 속에서 실에 매달린 것과 선반에 놓인 것을 나눠 보면 각각 몇 개인가요?
  2. 왜일까산체스 코탄은 왜 물건들을 접시나 식탁이 아니라 텅 빈 돌 창틀 같은 공간에 놓았을까요?
  3. 나라면마흔 넘어 잘나가던 일을 그만두고 전혀 다른 삶을 고른 화가처럼, 나는 무엇을 위해서라면 지금 하던 일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