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의 그림 해설
- 뾰족한 아치 천장 아래, 유대교 회당 현관에 두 남자가 서 있는 장면을 동판에 새긴 판화예요.
- 독일 레겐스부르크의 화가 알브레히트 알트도르퍼가 1519년 에칭으로 만들었어요.
- 이 건물은 판화가 만들어진 바로 그해 허물어졌어요. 사라지기 직전의 실제 건물을 기록한 손바닥만 한 그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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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 돌 판에 새긴 라틴어 글씨부터 읽어 보세요. 레겐스부르크 유대교 회당의 현관이 1519년 2월 21일에 허물어졌다는 뜻이에요. 그림 속 건물이 아직 서 있는데, 글씨는 벌써 그 끝을 알리고 있어요. 글씨 오른쪽 끝에는 작은 덩굴 장식이 붙어 있어요.
가운데 천장을 올려다보세요. 갈비뼈 같은 돌 줄기가 뾰족하게 만나며 안쪽으로 겹겹이 이어져요. 밝은 면은 점을 성기게, 그늘진 면은 선을 촘촘하게 새겨 빛을 만들었어요. 종이 위의 작은 그림인데도 천장이 깊게 느껴져요.
기둥 옆에 선 남자를 확대해 보세요. 모자를 쓰고 긴 수염을 기른 채, 한 손에 무언가를 가슴께로 안고 다른 손으로는 옷자락을 쥐고 있어요. 얼굴이 이쪽을 향해 있어서, 판화를 보는 우리와 눈이 마주치는 것 같아요.
왼쪽 끝의 사람을 보세요. 두건 같은 모자를 쓰고 긴 겉옷을 입은 채, 우리에게 등을 보이고 있어요. 얼굴은 거의 보이지 않아요. 기둥 옆 남자와 달리 이 사람은 우리와 눈을 맞추지 않아요.
맨 아래 바닥 가운데를 확대해 보세요. 큰 A 안에 작은 A가 들어간 표시가 바닥 돌 사이에 숨어 있어요. 알트도르퍼가 작품에 남기던 이름 머리글자예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519년 겨울, 알트도르퍼는 서른아홉 살 무렵이었어요. 레겐스부르크에서 이름난 화가였고, 1517년부터는 시 외부 의회의 의원이기도 했어요. 그해 1월, 레겐스부르크의 유대인들을 보호해 오던 황제 막시밀리안 1세가 세상을 떠났어요.
시는 곧바로 유대인 공동체를 도시에서 내보내기로 했어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자료에 따르면, 알트도르퍼는 이 결정을 유대인들에게 전하러 간 사람들 가운데 하나였어요. 회당을 비우는 데 두 시간, 도시를 떠나는 데 닷새가 주어졌어요.
알트도르퍼는 회당이 허물어지기 직전 그 안으로 들어가 두 장면을 동판에 새겼어요. 하나는 기둥이 늘어선 예배당 안쪽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이 현관이에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이 판화를 실제로 있던 건물을 그대로 옮긴 유럽 판화의 이른 예로 소개해요.
회당이 사라진 자리에는 아름다운 마리아를 모신 예배당이 섰어요. 곧 이곳으로 순례자들이 몰려들었고, 알트도르퍼는 이 순례를 위한 성모 목판화도 만들었어요. 같은 사람이 한 공동체를 내보내는 일에 함께하고, 사라질 건물을 기록하고, 새 순례지의 그림도 그린 셈이에요.
이 판화는 1926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품이 되었어요. 다시 기둥 옆 남자를 보세요. 오백 년 전 이 현관에 섰던 사람들은 이 작은 종이 위에만 남아 있어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천장의 돌 줄기를 따라가면 아치가 몇 겹으로 이어지는지 셀 수 있나요?
- 왜일까알트도르퍼는 왜 허물어질 건물을 굳이 판화로 남겼을까요? 기록하고 싶었을까요, 팔고 싶었을까요?
- 나라면오늘도 재개발이나 전쟁으로 동네와 건물이 사라져요. 내가 사는 곳이 없어진다면, 무엇을 꼭 사진이나 그림으로 남기고 싶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