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방

함대에 불을 지르는 트로이 여인들

The Trojan Women Setting Fire to Their Fleet

클로드 로랭1643년 무렵캔버스에 유채105.1 × 152.1 cm

이 방의 그림 해설

글자 크기
  1. 바닷가에 정박한 배에 여인들이 횃불을 들고 불을 지르는 장면이에요. 고대 로마 시인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 「아이네이스」의 한 대목이에요.
  2. 로마에서 활동한 클로드 로랭이 1643년 무렵 캔버스에 유화로 그렸어요.
  3. 끔찍한 사건이 벌어지는데도 화면 대부분은 넓은 바다와 하늘, 환한 빛이 차지해요. 이야기와 풍경이 어떻게 함께 가는지 볼 수 있어요.

그림 읽기

가까이 다가가 볼 5곳

그림 위 번호를 누르면 그 해설로, 확대 그림을 누르면 그림 전체에서 그 자리로 가요.

  1. 오른쪽 큰 배의 끝부분을 확대해 보세요. 화려하게 장식된 나무 끝 아래에서 붉은 불길이 날름거리고, 하얀 연기가 돛대 사이로 피어올라요. 불은 아직 작아요. 하지만 나무배에 붙은 불은 금방 번질 거예요.

  2. 바닷가 한가운데 여인들을 보세요. 파랑, 분홍, 주황 옷자락이 바람에 휘날려요. 한 여인은 불붙은 횃불을 들고 있고, 오른쪽 여인은 배를 가리키며 팔을 쭉 뻗었어요. 모두 맨발로 모래밭을 내달리고 있어요.

  3. 왼쪽 작은 배를 보세요. 세 사람이 거친 물결 위 작은 배에 올라 몸을 잔뜩 숙이고 있어요. 해변에 선 여인이 손가락으로 그들을 가리켜요.

  4. 오른쪽 언덕 아래를 보세요. 붉고 푸른 천막이 나무 사이에 줄지어 서 있고, 그 앞 바닷가에는 작은 배 두 척이 놓여 있어요. 트로이 사람들이 머무는 진영이에요. 천막 앞의 사람들은 아직 불이 난 줄 모르는 것처럼 보여요.

  5. 이제 왼쪽 위 하늘로 올라가 보세요. 높은 돛대 두 개 끝에서 붉은 깃발이 길게 펄럭여요. 깃발에는 금빛 날개 달린 무늬가 그려져 있어요. 바람은 오른쪽으로 불고 있어요. 그 바람이 불을 더 키울지도 몰라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643년 무렵, 클로드는 이미 로마에서 손꼽히는 풍경화가였어요. 프랑스 동쪽 로렌 지방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나이에 로마로 와서 풍경화가 아고스티노 타시 밑에서 일하며 그림을 익혔어요. 그 뒤로 거의 평생 로마를 떠나지 않았어요.

이 그림을 주문한 사람은 지롤라모 파르네세였어요. 그는 교황의 사절로 오늘날의 스위스 지역에서 여러 해 일하다가 1643년 로마로 돌아온 성직자였고, 뒤에 추기경이 돼요. 클로드는 이 그림이 로마에서 파르네세를 위해 그린 것이라고 직접 적어 두었어요.

그 기록이 남은 곳은 「진실의 책」이라는 소묘집이에요. 그의 그림이 인기를 끌자 화풍을 흉내 낸 가짜가 나돌았어요. 그래서 클로드는 1630년대 중반부터 그림을 끝낼 때마다 그 모습을 종이에 따라 그려 묶어 두었어요.

「아이네이스」는 클로드가 오래 붙든 이야기였어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이 그림을 그가 이 서사시로 그린 여덟 점 가운데 가장 이른 것이라고 설명해요. 나머지 가운데 여섯 점은 그가 노년에 그린 작품이에요.

그림은 뒤에 영국으로 건너갔어요. 1823년에는 이미 런던의 개인 소장품이었어요. 그리고 1955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왔어요.

이제 오른쪽 위 하늘을 보세요. 회색 구름이 넓게 깔려 있어요. 「아이네이스」에서 이 불을 끄는 것은 큰비예요. 미술관은 이 구름을 곧 쏟아질 비의 예고로 읽어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1. 찾아보기왼쪽 작은 배에 올라탄 사람은 몇 명인가요?
  2. 왜일까로랭은 왜 불타는 배보다 바다와 하늘을 훨씬 크게 그렸을까요?
  3. 나라면칠 년을 떠돈 여인들은 배를 태워서라도 머물고 싶었어요. 오늘날 집을 떠나 떠도는 난민들의 지친 마음을, 우리는 얼마나 들어 주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