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속 명화 · 01

지갑 속에서 파도가 칩니다

일본 지폐 한 장을 뒤집으면, 190년 넘은 파도가 덮쳐 와요.

가쓰시카 호쿠사이, 가나가와 앞바다의 높은 파도 아래, 1830–32년 무렵

가나가와 앞바다의 높은 파도 아래

Under the Wave off Kanagawa (Kanagawa oki nami ura), also known as The Great Wave, from the series Thirty-six Views of Mount Fuji (Fugaku sanjūrokkei)

가쓰시카 호쿠사이1830–32년 무렵

01우리가 본 장면

2024년 7월, 일본이 20년 만에 새 지폐를 내놓았어요. 1,000엔짜리 뒷면에 바로 이 파도가 들어갔어요. 그보다 앞서 2020년부터 나온 일본 여권 속지에도 호쿠사이의 「후가쿠 36경」 그림들이 한 장씩 실렸어요.

지갑과 여권만이 아니에요. 머그잔, 양말, 휴대폰 케이스, 서핑 가게 간판까지. 하얀 손가락처럼 갈라진 물마루는 어디서 만나도 금방 알아볼 수 있어요.

02그림의 진짜 이야기

이 그림은 붓으로 그린 한 점이 아니라 나무판으로 찍은 판화예요. 1830~32년 무렵, 일흔 살 무렵의 호쿠사이가 펴낸 연작의 한 장이에요. 같은 판으로 여러 장을 찍어 팔았기 때문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비롯한 여러 미술관이 저마다 한 장씩 가지고 있어요.

연작 이름은 '후지산 서른여섯 풍경'이에요. 그러니 주인공은 파도가 아니라, 그 아래 멀리 작게 앉은 후지산이에요. 파도 밑에는 배 세 척과 몸을 웅크린 뱃사람들이 있어요. 선명한 파랑은 그 무렵 일본에 들어온 서양 물감 프러시안 블루예요.

친구에게 이렇게 말해 보세요

그 파도 그림 말이야, 진짜 주인공은 저 뒤에 조그맣게 앉은 후지산이래.

한 줄이면 충분해요.
다음에 그 그림을 만나면 친구가 먼저 알아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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