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우리가 본 장면
2024년 7월, 일본이 20년 만에 새 지폐를 내놓았어요. 1,000엔짜리 뒷면에 바로 이 파도가 들어갔어요. 그보다 앞서 2020년부터 나온 일본 여권 속지에도 호쿠사이의 「후가쿠 36경」 그림들이 한 장씩 실렸어요.
지갑과 여권만이 아니에요. 머그잔, 양말, 휴대폰 케이스, 서핑 가게 간판까지. 하얀 손가락처럼 갈라진 물마루는 어디서 만나도 금방 알아볼 수 있어요.
02그림의 진짜 이야기
이 그림은 붓으로 그린 한 점이 아니라 나무판으로 찍은 판화예요. 1830~32년 무렵, 일흔 살 무렵의 호쿠사이가 펴낸 연작의 한 장이에요. 같은 판으로 여러 장을 찍어 팔았기 때문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비롯한 여러 미술관이 저마다 한 장씩 가지고 있어요.
연작 이름은 '후지산 서른여섯 풍경'이에요. 그러니 주인공은 파도가 아니라, 그 아래 멀리 작게 앉은 후지산이에요. 파도 밑에는 배 세 척과 몸을 웅크린 뱃사람들이 있어요. 선명한 파랑은 그 무렵 일본에 들어온 서양 물감 프러시안 블루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