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투어 · 미술관 대표 작품 15선 · 1번 방 · 북유럽 르네상스

1번 방

십자가 처형 · 최후의 심판

The Crucifixion; The Last Judgment

얀 반 에이크1436–38년 무렵Oil on canvas, transferred from wood56.5 × 19.7 cm

이 방의 이야기

글자 크기

첫 방의 그림은 생각보다 작아요. 높이 56.5센티미터, 폭 20센티미터쯤 되는 길쭉한 판 두 쪽이 나란히 걸려 있어요. 레오가 붉은 베레를 고쳐 쓰고 은필로 그림을 가리켜요. 자, 한 걸음 더 다가오세요. 이 그림은 멀리서는 안 보이는 것투성이예요.

왼쪽 판부터 볼까요. 십자가 세 개 아래로 말 탄 군인과 구경꾼이 빽빽하게 몰려 있어요. 그런데 저는 늘 하늘 오른쪽부터 봐요. 파란 낮하늘에 희미한 달이 떠 있고, 그 아래 먼 산꼭대기에는 하얀 눈이 덮여 있거든요.

이번엔 왼쪽 판 맨 아래예요. 파란 옷의 여인이 얼굴을 감싼 채 무너지듯 주저앉았고, 붉은 옷의 젊은이가 뒤에서 그녀를 붙들고 있어요. 그 옆 초록 옷의 여인은 우리에게 등을 돌린 채 두 손을 머리 위로 깍지 끼고 십자가 쪽을 향해 있어요. 십자가에서 가장 먼 자리에 가장 큰 슬픔이 있어요.

오른쪽 판은 최후의 심판이에요. 맨 위에는 붉은 옷의 그리스도가 두 손을 들고 앉아 있어요. 가운데에는 갑옷 입은 천사가 칼을 치켜들고 둥근 방패를 들고 서 있어요. 천사의 날개를 확대해 보세요. 공작 깃털 같은 눈무늬가 하나하나 찍혀 있어요.

천사 발밑에서는 해골이 박쥐 같은 날개를 양쪽으로 쫙 펼쳐요. 그 아래 어둠 속으로 사람들이 거꾸로 떨어져요. 오른쪽 바다에서는 작은 사람들이 물결을 헤치고 올라와요. 레오가 거울 글씨 노트에 무언가 적다가 고개를 저어요. 이렇게 작은 판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라니요.

이 그림은 1436년에서 1438년 무렵, 얀 반 에이크와 그의 공방이 그린 것으로 봐요. 반 에이크는 플랑드르의 도시 브뤼헤에서 일했고, 부르고뉴 공작 필리프의 궁정 화가였어요. 그는 얇은 유화 물감을 여러 겹 쌓아 보석처럼 맑은 색과 아주 작은 디테일을 그려 냈어요. 원래 나무판에 그렸는데, 나중에 캔버스로 옮겨졌어요.

다음 방에서는 하늘과 지옥 대신 땅으로 내려가요. 백여 년 뒤 한여름 밀밭에서, 일하다 점심을 먹는 농부들이 기다리고 있어요.

그림 읽기

가까이 다가가 볼 5곳

  1. 왼쪽 판 하늘 오른쪽 끝, 십자가 옆을 보세요. 낮달이 희미하게 떠 있어요. 그 아래로는 눈 덮인 산줄기가 푸르게 멀어져요. 사람들이 소리치는 바로 위에서 하늘은 이렇게 조용해요.

  2. 왼쪽 판 아래쪽에는 슬퍼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어요. 파란 옷에 얼굴을 묻은 채 쓰러진 사람이 성모 마리아이고, 그를 붙든 붉은 옷의 젊은이는 요한으로 그려져요. 오른쪽의 초록 옷 여인은 깍지 낀 손을 머리 위로 올렸어요. 얼굴이 보이지 않는데도 울음이 들리는 것 같지 않나요?

  3. 오른쪽 판 맨 위, 붉은 겉옷의 예수가 두 손바닥을 펴 보여요. 손과 발의 상처에서 금빛 빛살이 퍼져요. 붉은 겉옷 위로는 금색 글자가 줄지어 내려가요. 양옆에서 파란 옷의 성모 마리아와 초록 옷의 세례자 요한이 손을 모아요.

  4. 판 가운데에는 박쥐 같은 날개를 펼친 해골이 버티고 있어요. 그 위에 갑옷을 입은 천사가 올라서 있고요. 날개에는 VMBRA MORTIS, 죽음의 그림자라는 라틴어가 적혀 있어요. 날개 아래로는 사람들이 거꾸로 떨어져 괴물들 사이로 빠져들어요.

  5. 오른쪽 끝 바다를 확대해 보세요. 파도 사이에서 작은 사람들이 팔을 들고 솟아올라요. 심판의 날에 바다도 그 안의 죽은 이들을 내놓는다는 성경의 장면이에요. 바로 옆 금빛 틀에는 MORTVOS, 죽은 이들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