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 해 질 녘 정원에서 한 여인이 작은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하고, 갑옷 입은 기사와 날개 달린 사랑의 신이 그 곁에 있어요.
- 영국 화가 에드워드 번존스가 1868년부터 1877년까지 여러 해에 걸쳐 그렸어요.
- 아무도 말을 하지 않는데, 음악이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조용한 그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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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손을 확대해 보세요. 한 손의 손가락들이 건반 위에 가지런히 놓였고, 다른 손은 그 위에서 살짝 들려 있어요. 건반 옆 나무 상자에는 섬세한 무늬가 새겨져 있어요. 그 위로 은빛 파이프가 키 순서대로 줄지어 서 있어요.
오른쪽의 붉은 옷 소년을 보세요. 등에 짙은 푸른 날개가 있고, 어깨 뒤로 화살 끝이 삐죽 보여요. 사랑의 신이에요. 눈을 감은 채 두 손으로 오르간 옆의 가죽 상자를 누르고 있어요. 풀무예요. 이런 오르간은 한 사람이 건반을 누르고, 다른 사람이 풀무로 바람을 넣어야 소리가 나요.
왼쪽 기사의 갑옷을 확대해 보세요. 검은 쇠판마다 하늘빛이 하얗게 반사되어 번쩍여요. 허리에는 푸른 띠를 묶고 붉은 천을 둘렀어요. 그런데 아래를 보면 기사는 맨발이에요. 싸움을 잠시 잊고 노래에 귀 기울이는 사람 같아요.
왼쪽 위 멀리를 보세요. 분홍빛으로 물든 저녁 하늘 아래, 둥근 지붕과 높은 탑이 있는 옛 도시가 겹겹이 서 있어요. 그 앞으로 담쟁이가 덮인 돌담과 나무가 이어져요. 시간도 장소도 꿈속처럼 흐릿해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868년, 번존스가 이 큰 캔버스에 붓을 대기 시작했어요. 처음 그리는 장면은 아니었어요. 몇 해 전 그는 같은 구도를 작은 수채화로 그렸고, 그 수채화는 지금 보스턴 미술관에 있어요. 수채화를 사 간 사람은 그의 든든한 후원자 윌리엄 그레이엄이었어요.
그레이엄은 1868년 편지에서, 유화로 다시 그리면 자신이 먼저 사겠다는 번존스의 제안을 받아들였어요. 이 그림은 그렇게 시작됐어요. 제목은 브르타뉴의 옛 노래 후렴에서 왔어요. 슬플 때도 있고 기쁠 때도 있는 사랑 노래를 하나 안다는 구절이에요. 번존스는 이 그림을 늘 프랑스어 제목 「샹 다무르」로 불렀어요.
그런데 그림은 좀처럼 끝나지 않았어요. 1870년, 그는 전시회에 낸 다른 그림이 벗은 남자의 몸 때문에 거센 비난을 받자 그 그림을 내리고 협회를 떠났어요. 그 뒤 몇 해 동안 거의 전시하지 않고, 작업실에서 그림들을 오래 다듬었어요. 이 그림에 아홉 해가 걸린 데에는 그런 시간도 있었어요.
1877년, 런던에 그로브너 갤러리가 문을 열었어요. 번존스가 오랜만에 이곳에 그림을 내놓자 그의 이름이 단숨에 널리 알려졌어요. 이 그림도 같은 해에 마무리됐어요. 미술관은 인물들의 모습이 베네치아 화가 비토레 카르파초의 그림을 떠올리게 한다고 설명해요. 번존스는 이 그림을 전시하며 그 노래의 후렴을 함께 붙였어요.
그림은 바다를 건너 1947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왔어요. 다시 그림을 보세요. 여인은 건반을 누르고, 사랑의 신은 바람을 넣고, 기사는 듣기만 해요. 지금 흐르는 노래는 슬픈 쪽일까요, 기쁜 쪽일까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사랑의 신 어깨 뒤에 숨은 화살과, 기사의 맨발을 찾을 수 있나요?
- 왜일까번존스는 왜 사랑의 신의 눈을 감게 그렸을까요?
- 나라면이 오르간은 혼자서는 소리가 나지 않아요. 오늘 우리 삶에서 한 사람만의 힘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해야 비로소 되는 일은 무엇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