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소리가 들릴 것 같은 그림이에요. 바위 사이로 하얀 물줄기가 두 갈래로 쏟아지고, 그 아래 호수는 거울처럼 잔잔해요. 오른쪽에서는 야자수가 하늘로 휘어 올라가요. 그런데 이 그림의 제목은 폭포도, 야자수도 아니에요.
제목은 「코토팍시 풍경」이에요. 코토팍시는 남아메리카 에콰도르에 있는 화산이에요. 그럼 화산은 어디 있을까요? 왼쪽 위, 갈색 산줄기 뒤에 눈 덮인 봉우리 하나가 솟아 있어요. 그림 전체에서 보면 손톱만 해요.
그 꼭대기를 크게 보세요.
하얀 원뿔 꼭대기에서 잿빛 구름 같은 것이 몽글몽글 피어오르고 있어요. 위쪽 가장자리에는 분홍빛이 살짝 돌아요. 산이 천천히 숨을 내쉬는 것 같아요. 코토팍시는 지금도 활동하는 화산이에요.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은 미국 화가 프레더릭 에드윈 처치예요. 처치는 독일 자연학자 알렉산더 폰 훔볼트의 생각에 이끌렸어요. 훔볼트는 19세기 초에 남아메리카를 여행하고, 산과 숲과 기후가 서로 이어져 있다고 보았어요. 처치는 그 풍경을 제 눈으로 보려고 남아메리카로 떠났어요.
첫 여행은 1853년이었고, 1857년에 다시 에콰도르로 갔어요. 미술관에 따르면 이 그림은 그 두 번째 여행을 떠나기 직전에 작업실에서 완성됐어요. 첫 여행에서 꼼꼼히 관찰한 열대의 풍경이 그림 구석구석에 들어 있어요.
화산만 작은 게 아니에요. 호수 한가운데를 보세요.
좁은 배 위에 한 사람이 앉아 있어요. 배 한쪽에는 초록 잎이 수북하게 실려 있어요. 잔잔한 물에는 그 사람의 모습이 거꾸로 비쳐 있어요. 그림 전체에서 보면 쌀알만 한 크기예요. 이 캔버스는 가로가 92.7센티미터, 세로가 62.2센티미터예요. 식탁 하나에 올려놓을 만한 크기 안에 폭포와 숲과 화산을 한꺼번에 담은 거예요.
오른쪽 아래 구석에도 사람이 있어요.
밀짚모자를 쓴 사람이 빨간 바구니를 안고 길가에 앉아 있어요. 고개는 폭포 쪽을 향해 있어요. 이 두 사람 덕분에 우리는 이 땅이 얼마나 넓은지 가늠하게 돼요. 사람은 작고, 화산은 그보다 훨씬 멀리 있어요.
처치는 코토팍시를 한 번만 그리지 않았어요. 미술관은 이 화산을 그린 완성작이 적어도 열 점이라고 적고 있어요. 1862년에 그린 그림에서는 화산이 커다란 연기 기둥을 뿜어 하늘을 덮어요. 그 그림을 알고 이 그림을 다시 보면, 꼭대기의 작은 연기가 조용한 예고처럼 보여요.
재미있는 기록이 하나 더 있어요. 1920년대 시카고 미술관 안내서들에는 이 그림이 「남아메리카」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어요. 화산의 이름 대신 대륙 전체의 이름이 붙어 있었던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