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숨은 이야기 ·

그림 아래 노란 띠에 적힌 세 낱말

이아 오라나 마리아. 고갱은 왜 그림 속에 타히티 말로 인사를 적었을까요?

폴 고갱, 이아 오라나 마리아, 1891년

이아 오라나 마리아

Ia Orana Maria (Hail Mary)

폴 고갱1891년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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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왼쪽 아래 구석에 노란 띠가 있어요. 그 위에 대문자로 세 낱말이 적혀 있어요. IA ORANA MARIA. 영어도 프랑스어도 아니에요. 처음 보는 사람은 소리 내어 읽어 보다가 고개를 갸웃해요. 이건 무슨 말일까요?

이 그림은 폴 고갱이 1891년에 그린 「이아 오라나 마리아」예요. 크기는 세로 113.7센티미터, 가로 87.6센티미터. 고갱은 그해 봄 프랑스를 떠나 6월에 남태평양의 타히티에 닿았어요. 이 그림은 그가 타히티에서 맞은 첫해에 그린 그림이에요.

먼저 그 글씨를 가까이 보세요.

황토빛 노란 바탕 위에 짙은 색 붓으로 또박또박 쓴 글자예요. 바로 위에는 바나나 송이가 수북이 놓여 있어요. 초록, 연두, 주황, 붉은 보랏빛이 섞인 바나나 끝마다 주황빛이 한 점씩 찍혀 있어요.

이아 오라나는 타히티 말로 건네는 인사예요. 그리고 마리아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예요. 미술관이 붙인 영어 제목은 헤일 메리, 곧 「아베 마리아」예요. 성경에서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를 찾아와 처음 건넨 인사를 타히티 말로 옮긴 거예요.

그럼 인사를 받는 마리아는 어디 있을까요? 오른쪽을 보세요.

빨간 천을 두른 여인이 아이를 어깨에 태우고 서 있어요. 아이는 여인의 머리에 볼을 기대고 있어요. 두 사람 머리 뒤로 가는 금빛 선이 둥글게 지나가요. 성인을 그릴 때 쓰는 후광이에요. 마리아와 아기 예수가 타히티의 엄마와 아이로 그려진 거예요.

마리아가 두른 천은 파레우라고 불리는 타히티의 허리 두르개예요. 빨간 바탕에 하얀 잎 무늬가 큼직하게 박혀 있어요. 가운데의 두 여인도 파레우를 둘렀어요. 한 사람은 파란 바탕에 노란 무늬, 한 사람은 흰 천이에요. 둘 다 가슴 앞에 두 손을 모으고 서 있어요.

이 두 여인의 자세에는 또 다른 먼 곳이 숨어 있어요. 고갱은 자바섬 보로부두르 사원의 돌 부조를 찍은 사진을 가지고 있었어요. 두 여인의 모은 손과 몸의 자세는 그 부조 속 인물들에게서 빌려 왔어요. 유럽의 성경 이야기에 타히티 사람들, 그리고 자바의 불교 사원 조각이 한 화면에 겹쳐 있는 셈이에요.

이제 왼쪽 꽃나무 뒤를 보세요.

분홍 옷을 입은 사람이 꽃가지 뒤에 반쯤 숨어 있어요. 몸 양쪽으로 노란 날개가 펼쳐지고, 어깨에는 보랏빛 깃털 같은 것이 덮여 있어요. 천사예요. 고갱은 이 그림을 편지에 설명하면서 노란 날개의 천사를 적어 두었어요. 인사를 전하러 온 천사가 앞에 나서지 않고 꽃 사이에 조용히 물러나 있어요.

고갱이 왔을 때 타히티에는 이미 그리스도교가 깊이 자리 잡고 있었어요. 유럽에서 온 선교사들이 18세기 말부터 이 섬에 신앙을 전했어요. 고갱은 그 섬사람들의 모습으로 성경 장면을 다시 그렸어요.

오른쪽 아래 풀밭에는 P. 고갱, 91 이라는 서명이 짙은 색으로 적혀 있어요. 왼쪽 아래의 타히티 말 인사와 오른쪽 아래의 프랑스 화가 이름이 그림의 두 아래 구석을 나눠 가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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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아래 노란 띠에 적힌 세 낱말폴 고갱 · 이아 오라나 마리아 · 평예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