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바람이 불어오는 테라스예요. 난간 너머로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그 뒤로 파란 강물과 배가 어른거려요. 빨간 모자를 쓴 젊은 여인이 의자에 앉아 있고, 그 앞에 꽃모자를 쓴 어린 소녀가 서 있어요. 소녀는 볼이 발갛고, 커다란 파란 눈으로 우리를 봐요.
제목은 「두 자매 (테라스에서)」예요.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가 1881년에 그렸어요. 그림 오른쪽 아래 짙은 초록색 통에 "Renoir. 81."이라는 서명이 보여요. 이 테라스는 파리 서쪽 센강 가의 마을 샤투에 있던 푸르네즈 식당이에요. 르누아르는 도시를 벗어나 자연과 좋은 사람들을 즐기기에 이곳만 한 데가 없다고 여겼어요.
그런데 이 그림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색은 소녀의 얼굴보다 아래쪽에 있어요. 왼쪽 아래 구석을 크게 보세요.
엮은 바구니 안에 털실 뭉치가 가득해요. 짙은 파랑, 풀빛 초록, 다홍, 분홍, 하양. 실 뭉치마다 둥글게 감긴 결을 따라 붓이 휘감듯 지나갔어요. 바구니 손잡이에는 빨간 리본 같은 것이 묶여 있어요. 소녀는 그 바구니 가장자리에 살며시 손을 얹고 있어요.
이 캔버스는 세로 100.4센티미터, 가로 80.9센티미터예요. 바구니는 그 왼쪽 아래 구석을 꽉 채울 만큼 커요. 그림 앞에 서면 털실 뭉치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어요.
이제 소녀의 머리 위로 눈을 올려 보세요.
모자 챙 위에 꽃다발이 통째로 얹혀 있어요. 분홍 장미, 하얀 꽃잎, 노란 꽃술, 그리고 붉은 꽃이 뭉쳐 있어요. 모자 아래쪽에는 파란 천이 둘러져 있어요. 바구니 속 털실과 거의 같은 색들이에요. 르누아르는 머리 위의 꽃과 손끝의 털실을 같은 색으로 이어 놓았어요.
색을 하나씩 늘어놓은 바구니는 꼭 화가의 팔레트 같아요. 르누아르가 그림을 그리며 짜 놓은 물감들이 그림 속 바구니에 그대로 담긴 것처럼 보여요. 언니 쪽 여인의 가슴에 꽂힌 작은 꽃 장식도 같은 분홍과 파랑이에요.
붓질도 두 가지예요. 두 소녀의 얼굴은 붓 자국이 거의 보이지 않게 매끈하게 칠했어요. 반면 뒤쪽의 강과 배와 꽃나무는 가볍게 툭툭 찍은 붓질로 흐릿하게 녹아 있어요. 얼굴은 또렷하고, 세상은 아른거려요.
르누아르는 이 그림을 1882년 인상주의 전시회에 내놓았어요. 르누아르가 이 식당을 배경으로 그린 그림 가운데 마지막 무렵의 한 점이에요. 「뱃놀이 일행의 점심」도 이 식당에서 그렸는데, 그때는 가까운 친구들이 모델이 되어 주었어요.
그런데 제목과 달리 이 두 사람은 자매가 아니에요. 르누아르는 서로 남남인 두 모델에게 돈을 주고 이 그림을 그렸어요. 언니 쪽 여인은 뱃놀이하는 여성들이 입던 파란 플란넬 옷을 입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