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투어 · 미술관 대표 작품 15선 · 7번 방 · 일본 목판화

7번 방

가나가와 앞바다의 높은 파도 아래

Under the Wave off Kanagawa (Kanagawa oki nami ura), also known as The Great Wave, from the series Thirty-six Views of Mount Fuji (Fugaku sanjūrokkei)

가쓰시카 호쿠사이1830–32년 무렵목판화, 종이에 먹과 채색25.7 × 37.9 cm

이 방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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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감옥 방을 나서자 눈앞이 환해져요. 그리고 거대한 파도가 우리 쪽으로 덮쳐 와요. 레오가 한 걸음 물러서며 노트를 꼭 쥐어요. 놀라지 마세요. 이 그림은 생각보다 작아요. 가로 37.9센티미터, 공책을 펼친 정도 크기의 종이에 찍은 목판화예요.

먼저 파도 꼭대기를 보세요. 흰 물거품 끝이 잘게 갈라져 갈고리처럼 휘어 있어요. 손가락을 구부린 손이 아래의 배를 움켜쥐려는 것 같아요. 짙은 파랑과 옅은 파랑, 그리고 종이의 바탕색이 겹겹이 쌓여 파도의 두께를 만들어요.

이제 파도 아래로 눈을 내려 볼까요. 길쭉한 배가 세 척 보여요. 오른쪽 아래 배를 가까이 보면 사람들이 머리를 숙인 채 배 위에 바짝 엎드려 있어요. 위를 올려다보는 얼굴은 하나도 없어요.

그리고 가운데쯤, 파도와 파도 사이 골짜기를 보세요. 작은 흰 산이 하나 앉아 있어요. 후지산이에요. 저렇게 작은데도 이 그림의 주인공이에요. 왼쪽 위 네모 칸에 冨嶽三十六景, 후지산 서른여섯 경치라는 시리즈 이름이 적혀 있거든요.

가쓰시카 호쿠사이는 1830년 무렵, 일흔 살쯤에 이 시리즈를 냈어요. 목판화는 그림을 나무판에 새기고 색마다 판을 따로 만들어 종이에 한 장씩 찍어요. 그래서 같은 그림이 세상에 여러 장 남아 있어요. 이 한 장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있어요. 이런 판화는 에도의 가게에서 팔리던 그림이었어요.

레오가 은필로 파도의 곡선을 따라 그리다가 말해요. 이 파도는 정말로 바다를 건너갔어요. 몇십 년 뒤 일본 판화가 유럽에 퍼지자, 모네는 판화를 모았고 반 고흐는 일본 판화를 보고 따라 그렸어요. 바다 건너 화가들의 눈을 바꿔 놓은 거예요.

다음 방에도 바다가 기다려요. 하지만 이번에는 또렷한 선이 하나도 없어요. 안개와 물보라 속에서 무언가 거대한 것이 몸부림쳐요.

그림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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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파도 꼭대기를 확대해 보세요. 하얀 물보라 끝이 갈고리처럼, 손가락처럼 휘어 있어요. 그 끝이 금방이라도 배를 움켜쥘 것 같아요. 진한 파랑 위로는 흰 점들이 물보라처럼 흩뿌려져 있어요.

  2. 이제 파도 아래 골짜기를 보세요. 눈 덮인 후지산이 아주 작게 앉아 있어요. 연작 제목이 후지산인데, 정작 산은 파도에 가려 손톱만 하게 보여요. 가까운 파도의 곡선과 먼 산의 삼각형이 비슷한 모양으로 겹쳐요.

  3. 오른쪽 배를 확대해 보세요. 파란 옷을 입은 사람들이 고개를 숙이고 배에 바싹 엎드려 있어요. 얼굴은 하나도 보이지 않아요. 몸을 웅크린 채 파도가 지나가기만 기다리는 것 같아요.

  4. 왼쪽 위 네모 칸에는 연작 이름과 이 그림의 제목이 한자로 적혀 있어요. 그 옆에 붓으로 흘려 쓴 글씨는 화가의 서명이에요. 호쿠사이가 이름을 이이쓰로 바꾸었다는 뜻이 담겨 있어요. 그는 평생 이름을 여러 번 바꾼 화가였어요.

  5. 아래쪽 배도 보세요. 길쭉한 배가 파도의 경사를 따라 비스듬히 기울어 있어요. 오른쪽 끝에 사람들이 웅크려 모여 있어요. 파도의 흰 거품과 배의 연한 나무색이 맞닿아 있어 배가 금방 삼켜질 것처럼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