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의 이야기
앞 방 창가의 부드러운 빛이 아직 눈에 남아 있는데, 이 방은 차가운 돌벽으로 둘러싸여 있어요. 감옥이에요. 레오가 붉은 베레를 벗어 손에 쥐고 목소리를 낮춰요. 여기서는 한 사람이 곧 죽음을 맞아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방에서 가장 침착한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에요.
가운데 침대에 앉은 흰 수염의 남자가 소크라테스예요. 고대 아테네의 철학자로, 기원전 399년에 신을 섬기지 않고 젊은이들을 타락시켰다는 죄로 사형 판결을 받았어요. 형벌은 독이 든 잔을 마시는 것이었어요.
이제 그의 두 손을 보세요. 오른손은 잔 쪽으로 뻗었지만 아직 잔을 잡지 않았어요. 잔을 건네는 붉은 옷의 젊은이는 고개를 돌리고 다른 손으로 눈을 가렸어요. 소크라테스의 왼손은 손가락 하나로 위를 가리켜요. 레오가 은필로 그 손가락 끝을 따라 선을 그어요. 마지막 순간까지 그는 말을 멈추지 않고 있어요.
이번엔 바닥을 보세요. 침대 아래 돌바닥에 풀린 쇠사슬이 놓여 있어요. 오른쪽에서 소크라테스의 다리에 손을 얹은 붉은 옷의 남자가 앉은 돌 의자에는 작은 올빼미가 새겨져 있어요. 올빼미는 아테네를 상징하던 새예요.
침대 끝 왼쪽에 등을 돌리고 고개를 숙인 노인은 플라톤으로 알려져 있어요. 플라톤은 스승의 마지막 날을 「파이돈」이라는 글로 남겼는데, 그 글에는 플라톤이 그날 아파서 오지 못했다고 나와요. 화가는 그런 그를 그림 안에 앉혀 두었어요.
자크루이 다비드는 1787년에 이 그림을 그려 그해 파리 살롱 전시에 내놓았어요. 그는 그리스와 로마의 이야기를 또렷한 윤곽과 단단한 몸으로 그렸어요. 화려한 장식 대신 절제와 의무를 보여 주려던 이 흐름을 신고전주의라고 불러요. 2년 뒤 프랑스 혁명이 일어났고, 다비드는 혁명에 깊이 뛰어든 화가가 되었어요.
다음 방에서는 돌벽 대신 거대한 파도가 기다려요. 바다 건너 일본에서 나무판으로 찍어 낸 그림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