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 팔이 열 개가 넘는 여신이 연꽃 위에 한 발로 서서, 손마다 무기를 들고 짙은 밤하늘 같은 바탕 앞에 떠 있어요.
- 1725년 무렵 인도 라자스탄의 비카네르에서, 이름이 전하지 않는 화가가 종이에 먹과 불투명 수채, 은으로 그렸어요.
- 세로 55센티미터쯤의 종이 한 장인데, 회색으로 보이는 무기와 장식이 원래는 은빛으로 반짝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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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확대해 보세요. 이마 한가운데 작은 점이 찍혀 있고, 코에는 고리 장식을, 귀에는 둥근 귀걸이를 달았어요. 머리 위에는 분홍 꽃이 얹혔고, 검은 머리카락은 물결처럼 구불구불 어깨로 흘러내려요. 큰 눈은 왼쪽 옆을 바라봐요.
왼쪽 위로 뻗은 손들을 보세요. 세 갈래 창, 끝이 뾰족한 창, 칼이 사방으로 뻗어 있어요. 무기가 모두 칙칙한 회색인데, 은으로 칠한 부분이에요. 은은 세월이 지나면 공기와 만나 검게 변해요. 처음 그렸을 때는 이 무기들이 어두운 바탕 위에서 번쩍였을 거예요.
오른쪽 손들을 보세요. 손바닥과 손끝이 붉게 물들어 있어요. 아래쪽 손은 긴 쇠사슬을 늘어뜨렸고, 위쪽 손 곁에는 초승달처럼 휜 회색 고리가 보여요. 팔목마다 주황과 회색 줄무늬 팔찌를 겹겹이 찼어요.
왼쪽 아래 치맛자락을 보세요. 크림색 천 위에 주황 꽃과 초록 잎이 작은 다발로 흩어져 있어요. 치마 끝은 회색 술로 가늘게 마감했고, 그 옆으로 커다란 초록 연잎이 펼쳐져요.
이제 발아래로 내려가 보세요. 맨발 하나가 활짝 핀 연꽃 한가운데 초록 꽃술 위에 살짝 올라서 있어요. 그 많은 팔과 무기를 지고도 몸무게를 모두 꽃 한 송이에 맡긴 모습이에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725년 무렵, 인도 서북쪽 타르 사막 끝의 도시 비카네르. 한 화가가 종이 한 장을 어두운 빛깔로 메우고, 그 가운데 여신을 세웠어요. 이 화가의 이름은 전하지 않아요.
비카네르는 1488년 라오 비카라는 라지푸트 왕자가 세우고 자기 이름을 붙인 도시예요. 16세기부터 비카네르 왕들은 무굴 황제를 섬기며 먼 전쟁터까지 군대를 이끌고 나갔어요. 이 궁정은 무굴 궁정 그림을 가까이 받아들였고, 무굴식 그림을 익힌 무슬림 화가 집안들이 대를 이어 이곳에서 일했어요.
그럼 이 여신은 궁정에 어떤 존재였을까요? 미술관 설명에 따르면 이 여신은 비카네르 왕가를 지켜 주는 신이었어요. 그래서 이 그림은 궁정 사람들에게 특별한 뜻을 지녔을 거라고 미술관은 봐요. 여신이 손마다 쥔 무기는 그를 모든 남신과 이어 주고, 물소 악마 마히샤를 무찌른 두르가와도 겹쳐 보이게 한다고 해요.
이 그림은 그 뒤 인도를 떠나 1996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왔어요. 2011년에는 미술관이 인도 그림 속 여신들을 모아 연 전시에도 걸렸어요.
다시 여신의 얼굴을 보세요. 팔들은 사방으로 칼과 창을 뻗었는데, 얼굴은 조용히 옆을 바라봐요. 싸울 채비를 다 갖춘 몸과 고요한 얼굴이 종이 한 장 안에 함께 있어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여신의 팔은 모두 몇 개인지, 그리고 그 손에 든 물건은 몇 가지인지 세어 볼 수 있나요?
- 왜일까화가는 왜 무기를 은으로 칠하고, 바탕은 이렇게 어둡게 했을까요?
- 나라면여신이 여러 신에게서 무기를 하나씩 받았다면, 지금 내가 힘든 일을 맞설 때 주변 사람들에게서 받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