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 검은 옷을 입은 젊은 남자가 한 손은 책에, 다른 손은 허리에 얹고 서서 옆을 흘끗 보고 있어요.
- 피렌체의 화가 아뇰로 브론치노가 1530년대에 나무판에 유화로 그렸어요.
- 이 젊은이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는데, 얼굴은 차분한데 탁자와 의자에는 찡그린 괴물 얼굴이 숨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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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을 확대해 보세요. 매끈한 피부에 눈썹이 가늘고, 눈동자는 우리 쪽이 아니라 오른쪽으로 비껴 있어요. 검은 모자에는 금빛 작은 장식들이 빙 둘러 꽂혀 있어요. 표정이 거의 없어서 오히려 속마음이 궁금해져요.
그림 왼쪽, 책을 짚은 손을 확대해 보세요. 세워 둔 책 사이에 손가락 하나를 끼워 넣었어요. 읽던 곳을 표시해 둔 거예요. 금빛으로 칠한 책 가장자리와 길고 하얀 손가락이 맞닿아 있어요.
탁자 아래쪽, 왼쪽 맨 아래를 보세요. 나무에 새긴 얼굴 하나가 눈을 감고 입을 일그러뜨리고 있어요. 이마 위로 천 같은 장식이 늘어져 있어요. 반듯한 젊은이와 정반대인 일그러진 얼굴이에요.
오른쪽 아래 의자 팔걸이를 확대해 보세요. 여기에도 괴물 같은 얼굴이 새겨져 있어요. 툭 튀어나온 코와 두툼한 입술, 머리에는 동물 뿔 같은 것이 말려 있어요. 젊은이의 검은 소매 바로 아래 숨어 있어서, 처음에는 잘 안 보여요.
허리에 얹은 왼손을 보세요. 손가락을 넓게 펴서 파란 띠 위에 얹었고, 아래쪽 손가락에는 붉은 돌이 박힌 금반지를 꼈어요. 팔꿈치를 바깥으로 꺾어 자신 있는 자세를 만들었어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529년 가을, 피렌체는 군대에 둘러싸였어요. 쫓겨났던 메디치 가문을 다시 들이려는 황제와 교황의 군대였어요. 포위는 이듬해 여름 도시가 항복하며 끝났어요. 스물예닐곱 살의 브론치노는 그 무렵 피렌체를 떠나 페사로로 갔어요.
페사로에서 그는 델라 로베레 공작 집안의 별장 장식을 도왔어요. 공작의 아들 구이도발도의 초상도 그렸는데, 이 그림은 지금 피렌체 피티 궁에 있어요. 1532년 무렵 그를 피렌체로 다시 부른 사람은 스승 폰토르모였어요. 바사리는 폰토르모가 그린 「이집트의 요셉」에서 계단에 앉은 소년이 어린 브론치노라고 적었을 만큼, 두 사람은 오래 함께한 사이였어요.
돌아온 피렌체는 이제 메디치 가문의 공작이 다스리는 도시였어요. 브론치노는 붓만 쥔 사람이 아니었어요. 익살스럽고 짓궂은 시를 즐겨 썼고, 도시의 문인들과 어울렸어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이 젊은이도 그 문인들 곁의 사람이고, 손에 든 책은 시집일 것으로 봐요.
1539년, 브론치노는 코시모 1세 데 메디치와 톨레도의 엘레오노라의 결혼 잔치 장식을 맡았어요. 그 뒤 공작 집안의 궁정 화가가 되어 반듯하고 차가운 초상을 많이 그렸어요. 이 젊은이의 그림은 오랜 세월 뒤 미국으로 건너가, 1929년 해브마이어 부인이 남긴 소장품과 함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왔어요.
이름은 끝내 밝혀지지 않았어요. 미술관은 매끈하게 다듬은 이 얼굴도 일종의 가면일지 모른다고 풀이해요. 이제 그의 얼굴과 탁자 모서리의 일그러진 얼굴을 번갈아 보세요. 어느 쪽이 더 솔직해 보이나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탁자와 의자에 숨은 괴물 얼굴 두 개를 모두 찾을 수 있나요?
- 왜일까브론치노는 왜 차분한 젊은이 옆에 일그러진 얼굴을 새겨 넣었을까요?
- 나라면이 젊은이는 책과 반지, 자세로 자신을 보여 줘요. 오늘 우리는 사진 한 장에 무엇을 들고, 어떤 자세로 나를 보여 주고 싶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