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 16세기 · 루카스 크라나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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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 갑옷 입은 젊은이 파리스가 나무 아래 앉아 있고, 수염 난 노인이 그 곁에, 오른쪽에는 세 여신이 서 있어요. 그리스 신화의 파리스의 심판 장면이에요.
- 독일 작센의 궁정화가 루카스 크라나흐(대)가 1528년 무렵 너도밤나무 판에 유화로 그렸어요.
- 고대 그리스 신화를 그렸는데, 남자들은 크라나흐 시대 독일의 기사처럼 차려입었고 여신들은 그 시대 귀부인 같은 장신구를 걸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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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아래 갑옷 입은 젊은이를 확대해 보세요. 반짝이는 은빛 갑옷 위에 하얀 깃털이 풍성한 붉은 모자를 썼어요. 그가 트로이의 왕자 파리스예요. 땅에 비스듬히 앉아, 멍한 눈으로 위를 올려다보고 있어요.
파리스 뒤에 선 수염 난 노인을 보세요. 신들의 심부름꾼 메르쿠리우스예요. 둥근 장식이 박힌 붉은 갑옷을 입었고, 한 손에는 투명한 유리구슬 같은 공을 들었어요. 신화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여신에게 줄 황금 사과가 상이었는데, 여기서는 이 공이 그 자리에 있어요.
오른쪽 여신들의 목과 머리를 확대해 보세요. 가운데 여신은 깃털 달린 커다란 붉은 모자를 썼고, 목에는 보석 박힌 목걸이와 굵은 금사슬을 겹쳐 걸었어요. 곱슬곱슬한 머리도 공들여 그렸어요. 옷은 거의 없는데 장신구는 크라나흐 시대 독일 귀부인처럼 화려해요.
왼쪽 위 하늘을 보세요. 붉은 날개를 단 아기 큐피드가 구름 속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어요. 사랑의 화살이 누구에게 날아갈지는 이야기가 이미 말해 줘요. 파리스는 사랑의 여신 베누스를 고르게 돼요.
가운데 뒤쪽 호숫가 도시를 확대해 보세요. 뾰족한 탑이 여럿 솟은 성벽 도시가 물가에 있고, 그 앞에 돛단배 한 척이 떠 있어요. 오른쪽 위 바위 꼭대기에는 성이 보여요. 그리스가 아니라 독일 어딘가 같은 풍경이에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528년 무렵, 크라나흐는 쉰 중반의 나이였어요. 그는 1505년부터 작센 선제후의 궁정화가로 비텐베르크에서 일했어요. 1508년에는 선제후에게서 날개 달린 뱀이 든 문장을 받았고, 그 뒤 이 뱀이 그의 서명 노릇을 했어요.
이 무렵 크라나흐는 그림만 그리는 사람이 아니었어요. 비텐베르크에서 약국을 꾸리고 포도주를 팔았고, 책을 찍는 일에도 손을 댔어요. 같은 도시의 마르틴 루터와도 아주 가까웠어요. 1525년 루터의 결혼식에 증인으로 섰고, 이듬해 태어난 루터의 첫아들의 대부가 되었어요.
그의 큰 작업장에서는 많은 조수들이 함께 그림을 쏟아 냈어요. 종교 개혁가 루터의 초상이 수없이 만들어진 바로 그 작업장에서, 궁정 사람들이 좋아한 신화 속 여신들도 그려졌어요. 파리스의 심판도 여러 판으로 남아 있어요.
그런데 이 그림의 파리스는 왜 갑옷을 입고 땅에 앉아 있을까요? 크라나흐는 그리스 신화보다 중세에 널리 읽힌 트로이 이야기를 따랐어요. 귀도 델레 콜론네가 쓴 그 이야기에서 파리스는 사냥을 나온 기사예요. 말을 나무에 매어 두고 잠이 든 그의 꿈에 메르쿠리우스가 세 여신을 데리고 나타나요.
크라나흐는 훗날 비텐베르크 시장을 지냈고, 1553년 바이마르에서 세상을 떠났어요. 이 그림은 1928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사들였어요. 이제 파리스의 얼굴을 다시 보세요. 위를 올려다보는 그 멍한 눈이 꿈에서 막 깬 사람처럼 보이지 않나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나무 뒤에서 고개를 내민 흰 말을 찾을 수 있나요?
- 왜일까크라나흐는 왜 그리스 신화 속 인물들에게 자기 시대 독일의 갑옷과 모자, 금사슬을 입혔을까요?
- 나라면파리스는 선물을 약속한 쪽을 골랐고, 그 선택이 큰 전쟁을 불렀어요. 오늘날 심사나 투표에서 대가를 받고 고르는 일은 왜 문제가 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