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 여러 겹의 천을 높이 감은 터번에 분홍빛 비단 옷을 입은 젊은 군인이 어깨 너머로 옆을 바라보는 초상이에요.
- 프랑스 화가 장레옹 제롬이 1868~69년에 그렸어요. 제목인 바시바주크는 오스만 제국 군대의 비정규 병사를 부르던 말이에요.
- 비단, 술 장식, 쇠와 상아의 질감을 사진처럼 꼼꼼하게 그린 그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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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번을 확대해 보세요. 노랑, 초록, 빨강 줄무늬 천과 흰 천이 겹겹이 감겨 있어요. 그 사이로 흰색, 검정, 빨강 술이 실처럼 늘어져요. 천마다 무늬와 올이 달라서, 손으로 만지면 다 다를 것 같아요.
얼굴을 보세요. 몸은 등을 보이고 있는데 고개만 돌려 옆을 바라봐요. 입술을 꼭 다물고, 눈은 우리가 아닌 다른 곳을 향해요. 귀 뒤와 목덜미에 빛이 부드럽게 닿아 있어요.
오른쪽 아래 소매를 확대해 보세요. 분홍 비단 위에 회색 끈 장식이 고리 모양으로 꿰매져 있어요. 비단이 접힌 곳마다 하얗게 빛이 미끄러져요. 붓 자국을 거의 남기지 않고 매끄럽게 칠했어요.
왼쪽 어깨 뒤로 비스듬히 솟은 긴 쇠막대를 보세요. 등에 멘 총의 총신이에요. 가운데를 두른 쇠띠에 덩굴무늬가 새겨져 있어요. 어두운 바탕 속에서 무늬의 볼록한 곳만 살짝 반짝여요.
오른쪽 허리께로 가 보세요. 상아빛 손잡이 두 개가 튀어나와 있어요. 하나는 끝이 귀처럼 두 갈래로 갈라졌고, 하나는 공처럼 둥글어요. 허리띠에 꽂아 둔 무기들의 손잡이예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868년 1월, 마흔세 살의 제롬은 일행과 함께 이집트로 떠났어요. 화가 레옹 보나, 제자 폴 르누아르, 그리고 사진기를 챙긴 처남 알베르 구필이 함께였어요. 여행은 4월까지 석 달 넘게 이어졌어요.
르누아르는 몇 해 뒤 이 여행을 책으로 펴냈어요. 붓을 든 화가들 곁에 사진기를 든 사람이 함께한 여행이었어요.
이때 제롬은 이미 파리에서 이름난 화가였어요. 1864년부터 에콜 데 보자르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어요. 1863년에는 그림 상인 아돌프 구필의 딸 마리와 결혼했어요. 구필의 회사는 제롬의 그림을 판화와 사진으로 만들어 유럽과 미국에 널리 팔았어요.
그런데 이 그림은 여행지가 아니라 파리의 화실에서 태어났어요. 제롬은 여행에서 구한 옷과 장신구를 모델에게 입히고 자세를 잡게 했어요. 그림 속 젊은이의 이름은 미술관 기록에 남아 있지 않아요. 이 그림은 2008년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소장품이 되었어요.
다시 그림 앞에 서 보세요. 겹겹의 터번과 분홍 비단은 먼 길을 건너온 진짜 물건이지만, 고개를 돌린 자세와 어두운 배경은 화실에서 고른 연출이에요. 어디까지가 기록이고 어디부터가 꾸민 장면일까요? 오늘날 이런 그림이 유럽 사람의 눈으로 고른 동방이라는 비판을 함께 받는 까닭도 여기에 있어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왼쪽 어두운 바탕에 숨은 화가의 이름을 찾을 수 있나요?
- 왜일까제롬은 왜 이 군인이 우리를 보지 않고 고개를 돌리게 그렸을까요?
- 나라면이 그림은 이름 없이 바시바주크라는 무리의 이름으로 불려요. 요즘 우리는 다른 나라 사람을 사진 한 장으로 어떻게 묶어서 기억하고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