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숨은 이야기 ·

청어 그물 너머 안개 속에 무엇이 떠 있을까요

반짝이는 청어에 눈을 빼앗기기 쉬워요. 그런데 그림 양쪽 끝 안개 속에 희미한 그림자가 있어요.

윈즐로 호머, 청어 그물, 1885년

청어 그물

The Herring Net

윈즐로 호머1885년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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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배 한 척이 파도 위에서 기우뚱거려요. 두 어부가 몸을 숙여 그물을 끌어올리고, 그물코마다 은빛 물고기가 매달려 반짝여요. 누구라도 먼저 이 물고기들에 눈이 가요. 그런데 그림 양쪽 끝, 안개 낀 수평선을 보세요. 희미한 그림자가 떠 있어요.

이 그림은 미국 화가 윈즐로 호머가 1885년에 그린 「청어 그물」이에요. 호머는 1881년 영국 타인머스의 어촌에서 지낸 뒤 그림이 크게 바뀌었어요. 그 뒤로 그는 거의 자연과 맞서는 사람들만 그렸어요. 이 그림은 미국 메인주의 바닷가 마을 프라우츠넥에서 그렸어요.

먼저 그물을 가까이 보세요.

청어들이 그물코에 머리를 끼운 채 줄줄이 매달려 있어요. 아가미 언저리에 붉은 물감이 콕콕 찍혀 있어요. 등은 푸르고 배는 하얀데, 몇 번의 붓질로 젖은 비늘의 빛을 냈어요. 이런 걸그물은 헤엄치던 물고기의 아가미가 그물코에 걸리게 해서 잡아요.

배 안에서는 한 사람이 그물을 끌어올리고, 다른 사람은 잡은 고기를 배 안으로 옮겨요. 시카고 미술관은 그 다른 사람이 아이일지도 모른다고 설명해요. 둘 다 챙 넓은 모자를 눌러써서 얼굴이 거의 보이지 않아요.

배 뒤쪽에는 노 두 자루가 비스듬히 하늘로 솟아 있어요. 노를 저어야 할 손이 지금은 모두 그물에 가 있는 거예요. 배 옆구리로는 짙은 초록 물결이 바짝 차올라 있어요.

이제 왼쪽 끝 수평선으로 가 보세요.

안개 속에 회색 돛이 희미하게 솟아 있어요. 돛대 끝이 하늘로 가늘게 뻗어 있어요. 윤곽은 흐리고, 색은 하늘과 거의 같아요. 작은 배와는 비교할 수 없이 큰 범선이에요.

오른쪽 끝도 보세요.

여기는 더 흐려요. 하늘보다 조금 짙은 세모꼴 몇 개가 겹쳐 보일 뿐이에요. 시카고 미술관은 이 그림자들을 수평선 위의 스쿠너라고 설명해요. 스쿠너는 돛대가 두 개 이상인 범선이에요.

미술관의 설명대로라면, 두 사람은 이 범선들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일하고 있어요. 그런데 안개가 조금만 더 짙어지면, 그 배들은 화면에서 아예 사라질 것 같아요.

같은 해 호머는 「안개 경보」라는 그림도 그렸어요. 거기서도 작은 배에 탄 어부가 멀리 있는 범선 쪽을 돌아봐요. 바다에서 안개는 작은 배가 돌아갈 길을 잃게 만드는 위험이었어요.

이제 다시 그물을 보면 느낌이 달라져요. 그물 가득한 청어는 기쁜 수확이지만, 고기가 쌓일수록 작은 배는 무거워져요. 시카고 미술관은 두 사람이 밀려오는 너울 위에서 위태로운 배를 붙들려 애쓰고 있다고 설명해요. 배 앞쪽 물 위에는 붉은 통 하나가 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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