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막 넘어간 숲속 언덕이에요. 두 남자가 나란히 서서 무언가를 바라보고 있어요. 그런데 이상해요. 그림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두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요. 우리가 볼 수 있는 건 모자와 외투, 그리고 등뿐이에요.
이 그림은 카스파어 다비트 프리드리히가 1825년에서 1830년 무렵에 그린 「달을 바라보는 두 남자」예요. 크기는 세로 34.9센티미터, 가로 43.8센티미터. 책상 위에 펼친 신문 한 면보다 작아요. 프리드리히는 독일 발트해 연안의 그라이프스발트에서 태어나, 어른이 된 뒤로는 드레스덴에서 살며 그림을 그렸어요.
먼저 두 사람을 가까이 보세요.
왼쪽 남자가 오른쪽 남자의 어깨에 손을 얹고 몸을 기대고 있어요. 오른쪽 남자는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헐렁한 망토를 두르고, 오른손으로 지팡이를 짚었어요. 두 사람 다 챙이 짧은 둥근 모자를 썼어요. 얼굴은 모자 그늘과 옷깃에 가려 귀와 볼 언저리만 살짝 보여요.
이렇게 등을 돌린 사람은 프리드리히 그림에 자꾸 나와요. 안개 낀 바다를 내려다보는 나그네, 바닷가에 선 사람들, 창가에 선 여인도 모두 우리에게 등을 보여요. 미술사에서는 이런 인물을 독일어로 뤼켄피구어, 곧 뒷모습 인물이라고 불러요.
왜 얼굴을 감췄을까요? 얼굴이 보이면 우리는 그 사람의 표정부터 읽어요. 기쁜지, 슬픈지, 누구인지. 얼굴이 없으면 그런 정보가 사라지고, 우리 눈은 그 사람이 보는 쪽으로 따라가요. 우리가 두 사람의 어깨 너머에 서서, 그들과 같은 하늘을 보게 되는 거예요.
그럼 그들이 보는 곳을 같이 볼까요.
가늘게 휜 초승달이 떠 있어요. 그런데 자세히 보면 밝은 테두리 안쪽으로 달의 나머지 둥근 몸이 흐릿하게 그려져 있어요. 초승달 무렵에는 지구에 반사된 햇빛이 달의 어두운 부분을 희미하게 비추는데, 하늘에서 실제로 볼 수 있는 그 모습 그대로예요. 오른쪽으로 조금 떨어진 자리에는 작은 별 하나가 반짝여요.
달 주변의 하늘은 주황빛이고, 위로 올라갈수록 보랏빛 도는 회색으로 식어 가요. 그 앞을 잎 없는 나뭇가지가 가로질러요. 가지 끝은 갈퀴처럼 잘게 갈라져 있어요.
프리드리히는 이 장면을 한 번만 그리지 않았어요. 1819년에서 1820년 무렵에 그린 같은 구도의 그림이 드레스덴 미술관에 있고, 뒤에 남자와 여자가 함께 달을 보는 그림도 그렸어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이 그림은 드레스덴 그림을 뒤에 다시 그린 것이에요.
두 사람의 옷차림도 그 시대를 담고 있어요. 둥근 모자와 긴 외투는 당시 옛 독일식 옷이라 불리던 차림이에요. 나폴레옹 전쟁 뒤 독일의 통일과 개혁을 바라던 젊은이들이 즐겨 입었고, 1819년 뒤로는 정부가 이런 움직임을 단속했어요.
이제 그림 전체를 다시 보세요. 두 사람이 선 언덕은 오솔길이 끝나는 자리예요. 그 앞에는 몸통이 크게 휘어 비스듬히 선 커다란 나무가 있고, 오른쪽 멀리에는 뾰족한 전나무들이 어둠 속에 서 있어요. 길은 여기서 끝나고, 달까지 이어지는 건 두 사람의 눈길뿐이에요.
그 눈길을 그림 밖에 선 우리도 함께 따라가요. 얼굴 없는 두 사람 덕분에, 이 작은 그림 앞에 서는 사람은 누구나 세 번째 구경꾼이 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