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먼지가 일어나요. 말들이 줄지어 달리고, 그 사이에서 남자들이 고삐를 붙잡아요. 하얀 말 한 마리는 앞발을 높이 들고 일어섰어요. 그림 앞에 서면 말발굽 소리가 들릴 것 같아요. 높이는 2미터가 넘고, 길이는 5미터가 넘는 큰 그림이에요.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은 로자 보뇌르예요. 19세기 파리의 여성 화가예요. 그런데 그녀가 이 장면을 그리기 위해 말 시장에 가려면, 물감이나 붓보다 먼저 챙겨야 할 것이 있었어요. 무엇이었을까요?
먼저 그림 한가운데를 크게 볼게요.
하얀 말이 앞발을 들어 올렸어요. 굴레에 단 빨간 끈이 갈기 사이로 보여요.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벌렸어요. 바로 아래에서 흰 셔츠의 남자가 고삐를 움켜쥐고 버텨요. 왼쪽에서는 검은 말의 앞발이 공중에 떠 있어요.
그 뒤 말 위에는 검은 모자를 쓰고 청록색 웃옷을 입은 사람이 타고 있어요. 이 사람만 소란 속에서 고개를 돌려 우리 쪽을 봐요.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눈을 옮겨 보세요. 엉덩이에 잿빛 얼룩이 흩어진 하얀 말이 힘차게 달려가요. 꼬리는 늘어뜨리지 않고 둥글게 묶어 올렸어요. 그 뒤에서는 흰 셔츠를 입은 다른 남자가 말에 탄 채 팔을 뻗어 고삐를 당겨요. 더 멀리 오른쪽 위 나무 그늘 아래에는 작은 사람들이 높은 곳에 서서 이 소란을 지켜보고 있어요.
그림 제목은 「말 시장」이에요. 이 장면은 파리의 말 시장이에요. 파리 남동쪽, 나무가 늘어선 넓은 길에서 말을 사고팔았어요. 그림 왼쪽 위를 보세요.
뿌연 먼지와 구름 사이로 둥근 지붕이 떠올라요. 꼭대기에는 작은 탑이 있어요. 말 시장 가까이 있던 살페트리에르 병원의 둥근 지붕이에요. 말 시장은 말 장수와 마부, 일꾼들이 모이는 남자들의 장소였어요. 치마를 입은 여자가 스케치북을 들고 서 있으면 눈에 띄고 방해를 받기 쉬웠어요. 그래서 보뇌르는 남자처럼 바지를 입고 다녔어요.
그런데 그 시절 프랑스에서는 여자가 바지를 입으려면 경찰의 허가를 받아야 했어요. 보뇌르는 파리 경찰에게 남자 옷을 입어도 된다는 허가증을 받았어요. 그렇게 해서 말 시장에서 말을 오래 관찰하며 스케치할 수 있었어요. 말의 몸을 제대로 알려고 도살장에도 다니며 근육과 뼈를 공부했어요.
마지막으로 오른쪽 아래 구석을 보세요.
흙바닥 위에 검은 글씨로 서명이 있어요. 로자 보뇌르, 1853. 이 그림은 그해 파리의 살롱 전시회에 걸려 큰 관심을 받았어요. 미술관 기록에 적힌 제작 연도는 1852년부터 1855년까지예요.
그림은 나중에 바다를 건넜어요. 미국의 부자 코닐리어스 밴더빌트가 이 그림을 사서 1887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기증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