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숨은 이야기 ·

산마르코 광장의 작은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카날레토의 광장에는 손톱만 한 사람들이 가득해요. 하나씩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보여요.

카날레토, 산마르코 광장, 1720년대 후반

산마르코 광장

Piazza San Marco

카날레토1720년대 후반2분

글자 크기

여행지 사진을 떠올려 보세요. 눈은 먼저 큰 건물로 가요. 이 그림도 그래요.

둥근 지붕을 인 성당과 하늘로 솟은 종탑이 화면을 차지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래쪽 광장 바닥에는 손톱보다 작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요. 이 사람들은 누구이고,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이 그림은 베네치아에서 태어난 화가 카날레토가 1720년대 후반에 그린 「산마르코 광장」이에요. 본명은 조반니 안토니오 카날이에요. 그는 고향 베네치아의 풍경을 꼼꼼하게 그린 그림으로 이름을 얻었어요.

우리는 광장 한쪽 끝에 서서 저 멀리 산마르코 대성당을 바라보고 있어요. 양쪽으로는 아치가 끝없이 이어지는 긴 건물이 마주 서 있어요. 먼저 왼쪽 건물의 창가를 보세요.

창턱마다 작은 화분이 놓여 있어요. 줄무늬 천이 창에서 길게 늘어져 있고, 난간 너머로 몸을 내밀고 광장을 내려다보는 사람도 있어요. 아래층 아치 앞에는 막대를 세워 천을 친 차양이 줄지어 있어요. 그 그늘 아래로 사람들이 오가요.

이제 광장 한가운데로 내려가 보세요.

세모난 검은 모자를 쓴 신사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눠요. 그 앞에는 빨간 모자를 쓴 두 남자가 서 있어요. 오른쪽에서는 꼬마 하나가 두 팔을 벌리고 걸어와요. 위쪽에는 파란 망토 자락을 휘날리며 걷는 사람도 보여요.

카날레토는 이 사람들을 몇 번의 붓질로 아주 작게 그렸어요. 얼굴 생김새는 거의 없지만, 모자 색과 몸짓만으로 누가 바쁘고 누가 한가한지 느껴져요. 이탈리아에서는 풍경화 속 이런 작은 사람들을 '작은 얼룩'이라는 뜻의 마키에테라고 불렀어요.

오른쪽 아래로 가 볼까요.

길게 늘어지는 붉은 겉옷과 푸른 겉옷을 입은 두 남자가 마주 서서 이야기해요. 한 사람은 빨간 모자를 썼어요. 그 옆에서는 개 두 마리가 서로를 살피고 있어요. 이런 길고 헐렁한 겉옷은 지중해 동쪽 나라들의 옷차림을 떠올리게 해요.

베네치아는 오랫동안 지중해 동쪽과 오스만 제국을 오가는 바다 무역으로 살아온 도시예요. 산마르코 광장은 그 도시의 얼굴이었어요. 카날레토가 그린 광장에도 서로 다른 옷차림이 한데 섞여 있어요.

그런데 이 그림을 들고 오늘의 광장에 서면 무엇이 다를까요? 카날레토는 보기 좋은 화면을 위해 건물의 위치나 비율을 조금씩 고치곤 했어요. 사진처럼 보여도 사진은 아니에요.

더 큰 차이도 하나 있어요. 그림 속 종탑은 1902년에 무너져 내렸어요. 지금 광장에 서 있는 종탑은 옛 모습대로 다시 쌓아 1912년에 완성한 거예요. 카날레토가 본 그 벽돌은 이제 그림 속에만 남아 있어요.

카날레토의 베네치아 그림은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영국의 부유한 젊은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있었어요. 그들은 여행의 기억을 이런 그림으로 사 갔어요. 그 기억 속에는 대성당만이 아니라, 창가의 화분과 뛰어오는 꼬마도 함께 들어 있었던 셈이에요.

끝까지 읽으셨어요

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링크 하나면 같은 그림 앞에서
같은 발견을 나눌 수 있어요.

이 그림 크게 보고 해설까지 읽기 →

산마르코 광장의 작은 사람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카날레토 · 산마르코 광장 · 평예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