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속 숨은 이야기 ·

렘브란트는 레오나르도의 식탁에 무엇을 더했을까요

붉은 분필로 따라 그린 「최후의 만찬」. 식탁 아래 구석에 원작에 없는 손님이 있어요.

렘브란트 판 레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따라 그린 최후의 만찬, 1634–35년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따라 그린 최후의 만찬

The Last Supper, after Leonardo da Vinci

렘브란트 판 레인1634–35년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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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분필 선이 종이 위를 거침없이 내달려요. 긴 식탁에 사람들이 줄지어 앉아 있어요. 가운데 한 사람은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조용하고, 양쪽 사람들은 몸을 비틀고 손을 들며 서로에게 기대요. 어디서 많이 본 장면이지요?

이 그림은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따라 그린 최후의 만찬」이에요. 렘브란트 판 레인이 1634년에서 1635년 사이에 붉은 분필로 그렸어요. 원작은 레오나르도가 1490년대에 밀라노의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수도원 식당 벽에 그린 「최후의 만찬」이에요.

그런데 렘브란트는 평생 이탈리아에 가지 않았어요. 밀라노의 벽화를 제 눈으로 본 적이 없어요. 그는 판화를 통해 이 구도를 알았어요. 남이 옮겨 새긴 그림을, 렘브란트가 다시 한 번 옮긴 거예요.

먼저 가운데 예수를 크게 보세요.

가늘고 연한 선이 얼굴과 옷 주름을 조심스럽게 따라가요. 그 위로 굵고 진한 선이 몇 번 비스듬히 지나가요. 한 종이 위에 성격이 다른 두 가지 선이 겹쳐 있어요. 연구자들은 렘브란트가 먼저 가는 선으로 구도를 꼼꼼히 옮기고, 나중에 더 굵은 분필로 다시 손을 댔다고 봐요.

굵은 선이 가장 크게 바꾼 곳은 사람들 머리 위예요.

레오나르도의 벽화에서는 예수 뒤에 창문 세 개가 난 벽이 있고, 그 너머로 바깥 풍경이 보여요. 렘브란트의 종이에는 그 자리에 커다란 천막 같은 것이 드리워져 있어요. 가운데에는 줄에 매달린 술 장식 같은 것이 보이고, 양옆으로는 천이 길게 흘러내려요. 그 아래는 굵은 빗금으로 어둡게 칠했어요.

탁 트인 방이 아늑하고 그늘진 무대처럼 바뀌었어요. 빛이 창문으로 들어오는 대신, 어둠 속에서 사람들이 떠오르는 장면이 된 거예요.

이제 오른쪽 아래 구석, 식탁 아래 바닥을 보세요.

개처럼 보이는 동물 한 마리가 몸을 낮추고 있어요. 둥근 머리와 귀, 다리가 보여요. 레오나르도의 벽화에는 개가 없어요. 엄숙한 식탁 아래에, 렘브란트는 일상의 한 장면을 슬쩍 끼워 넣었어요.

이 그림을 그릴 무렵 렘브란트는 스물여덟 살쯤이었어요. 암스테르담에서 초상화가로 이름을 얻고 있었고, 1634년에는 사스키아와 결혼했어요. 바쁘게 주문 그림을 그리던 젊은 화가가, 백 년도 더 전의 이탈리아 그림을 붙잡고 공부하고 있었던 거예요.

레오나르도의 벽화는 그려진 지 오래지 않아 상하기 시작했어요. 레오나르도가 젖은 회반죽이 아닌 마른 벽 위에 실험적인 방법으로 그렸기 때문이에요. 대신 이 장면은 판화로 옮겨져 알프스 너머까지 널리 퍼졌어요. 렘브란트가 만난 레오나르도도 그렇게 건너온 레오나르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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