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의 이야기
연습실 문을 열고 나오자 햇살 가득한 강가 공원이 펼쳐져요. 그런데 레오가 그림 바로 앞까지 다가가더니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서요. 멀리서는 잔디와 양산이 보였는데, 가까이 가니 모두 작은 색 점이에요. 다시 한 걸음 물러나면 점들이 슬그머니 사람이 돼요.
이 그림은 가로가 3미터를 넘어요. 파리 근처 센강의 섬 그랑드자트에서 사람들이 일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어요. 산책하고, 잔디에 앉아 쉬고, 배를 타고, 낚시를 해요. 나이도 옷차림도 제각각이에요.
오른쪽 아래를 보세요. 검은 양산을 든 여자 발치에 원숭이 한 마리가 끈에 매여 있어요. 미술관 설명에 따르면 쇠라는 그림을 시작하고 2년쯤 뒤 다시 손을 대면서 이런 인물과 동물을 더 넣었어요. 이 원숭이도 그때 들어간 것인데, 지금 보면 처음부터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러워요.
이번엔 왼쪽 물가로 가 볼까요. 주황빛 옷의 여자가 강가에 서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어요. 그 앞 물속 갈대와 물결도 짧은 붓 터치와 점으로 되어 있어요. 이제 그림 맨 가장자리를 따라가 보세요. 빨강과 파랑 점으로 된 좁은 테두리가 그림을 둘러싸고 있어요. 쇠라가 몇 년 뒤인 1888~89년에 덧그린 테두리예요.
조르주 쇠라는 1884년에 이 그림을 시작해 1886년에 마쳤어요. 물감을 팔레트에서 섞어 바르는 대신 서로 다른 색을 작은 점으로 나란히 찍었어요. 그러면 보는 사람의 눈 안에서 색이 섞여 더 밝게 보인다고 믿었어요. 이렇게 색과 빛의 이론을 따라 점을 찍는 방식을 점묘법이라고 불러요.
이 큰 그림에 앞서 쇠라는 작은 스케치와 습작을 아주 많이 그렸어요. 레오가 노트에 점 몇 개를 찍어 보더니 고개를 저어요. 이 많은 점을 하나하나 계산하며 찍다니, 저는 손목이 먼저 아프겠어요. 쇠라는 이 그림을 1886년 마지막 인상주의 전시회에 걸었고, 그로부터 5년 뒤 서른한 살에 세상을 떠났어요.
다음 방에서는 점 대신 소용돌이치는 붓 자국이 기다려요. 바람에 출렁이는 밀밭과 불꽃처럼 솟은 나무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