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 인도 아그라에 있는 하얀 대리석 무덤, 이티마드 웃다울라 묘의 앞면을 정면에서 그린 수채화예요.
- 1820년 무렵 이름이 남지 않은 화가가 영국산 와트먼 종이에 연필과 펜, 물감, 금으로 그렸어요.
- 대리석에 박아 넣은 돌 무늬와 구멍 뚫린 돌 창살을 하나하나 옮겨, 건물을 설계 도면처럼 읽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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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운데 입구를 확대해 보세요. 뾰족한 아치 안쪽 벽에 꽃병과 꽃가지가 칸칸이 들어 있어요. 이 꽃들은 물감으로 칠한 것이 아니라, 실제 건물에서는 색깔 있는 돌을 깎아 하얀 대리석에 박아 넣은 무늬예요. 이렇게 돌을 박는 기법을 피에트라 두라라고 불러요.
입구 왼쪽의 회색 창을 보세요. 육각형 구멍이 촘촘하게 이어진 돌 창살이에요. 인도에서는 이런 창살을 잘리라고 해요. 바람과 빛은 들어오고 안은 가려 주는 창이에요. 그 왼쪽 아래에는 노랑과 파랑 돌이 바람개비처럼 맞물린 무늬가 있어요.
왼쪽 탑으로 올라가 보세요. 기둥 몸통에 커다란 꽃 메달이 둥글게 돌아가고, 그 아래 칸에는 길쭉한 병 모양 무늬가 줄지어 있어요. 꼭대기에는 기둥 위에 둥근 지붕을 얹은 작은 정자가 앉아 있어요. 맨 아래 어두운 칸에는 별과 기하학 무늬가 박혀 있어요.
지붕 위 가운데 작은 집을 확대해 보세요. 넓은 처마 아래 아치 세 개가 나란히 있고, 아치마다 아래쪽에 돌 창살이 끼워져 있어요. 그 위 띠에는 주황빛 무늬가 물결처럼 돌아가요. 화가는 드리운 그림자를 그리지 않고 면을 고르게 밝게 칠했어요.
무늬 칸 위의 흐린 회색 띠를 보세요. 아랍 글씨가 길게 쓰여 있어요. 실제 건물에도 이런 글씨 띠가 둘려 있어요. 화가는 글씨 띠까지 빠뜨리지 않고 옮겼어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이 그림이 그려지기 이백 년 전, 아그라는 무굴 제국의 도시였어요. 황제 자한기르의 왕비 누르 자한은 큰 권력을 쥔 사람이었어요. 그 무렵 동전에 왕비의 이름이 새겨질 정도였어요.
누르 자한의 아버지 미르자 기야스 베그는 자한기르 밑에서 재상까지 올랐어요. 황제는 그에게 제국의 기둥이라는 뜻의 칭호, 이티마드 웃다울라를 내렸어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누르 자한은 1622년부터 1628년까지 이 무덤을 지었어요. 황제가 아니라 신하의 무덤이어서 크기는 작지만, 장식은 아주 화려하게 했어요.
이 집안 이야기는 타지마할로 이어져요. 누르 자한의 오빠 아사프 칸의 딸이 뭄타즈 마할이에요. 뭄타즈 마할을 위해 남편 샤 자한이 지은 무덤이 바로 타지마할이에요. 이 작은 무덤은 타지마할보다 먼저 지어졌어요.
그로부터 이백 년 뒤인 1820년 무렵, 아그라에는 영국 동인도 회사 사람들이 머물고 있었어요. 사진이 없던 시절, 그들은 보는 것을 모두 그림으로 남기고 싶어 했어요. 인도 화가들은 영국 손님을 위해 영국에서 온 종이에 이름난 건물을 꼼꼼히 그렸어요. 이런 그림을 동인도 회사의 이름을 따서 컴퍼니 양식이라고 불러요. 이 양식은 사진이 퍼지면서 저물었어요.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의 이름은 남아 있지 않아요. 그림은 2011년 시카고 미술관에 들어왔어요. 다시 가운데 입구의 꽃병을 보세요. 이름 모를 화가가 붓으로 옮긴 그 꽃은, 이백 년 전 이름 모를 장인들이 돌로 박아 넣은 꽃이에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그림 속에서 꽃병 모양 무늬를 몇 군데나 찾을 수 있나요?
- 왜일까화가는 왜 그림자도, 사람도, 하늘의 구름도 그리지 않았을까요?
- 나라면요즘 우리는 여행지에서 사진을 수십 장씩 찍어요. 한 장을 오랫동안 손으로 그려 남기던 때와 비교하면, 우리는 그 장소를 더 잘 기억하고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