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 붉은 천을 등지고 앉은 성모 마리아가 무릎 위의 아기 예수를 두 손으로 받치고 있어요.
- 베네치아의 화가 조반니 벨리니가 1480년대 후반에 나무판에 유화로 그렸어요.
- 아기는 고개를 들어 위를 보고, 엄마는 우리 쪽을 봐요. 두 사람의 눈길이 엇갈려서 오래 들여다보게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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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얼굴을 확대해 보세요. 곱슬곱슬한 주황빛 머리에 입을 살짝 벌리고, 눈동자는 위쪽 먼 곳을 향해 있어요. 뒤통수에는 마리아의 긴 손가락이 가만히 닿아 있어요. 머리 둘레에는 아주 가는 금빛 원이 그어져 있는데, 눈을 가까이 대야 보일 만큼 얇아요.
이번엔 마리아의 얼굴을 보세요. 흰 두건 위로 짙은 파란 망토를 썼고, 망토 가장자리에는 금빛 띠가 흘러내려요.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눈은 그림 밖의 우리를 봐요. 웃지도 울지도 않는 얼굴이라,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져요.
마리아의 손 위쪽, 아기의 작은 손을 확대해 보세요. 노란 열매 하나를 꼭 쥐고 있어요. 성모자 그림에서 아기 예수가 쥔 과일은 흔히 아담과 하와의 죄, 그리고 그 죄를 씻을 구원을 떠올리게 하는 물건으로 쓰였어요.
왼쪽 풍경으로 가 보세요. 네모난 탑과 하얀 집들이 언덕에 모여 있고, 길이 구불구불 아래로 내려와요. 그 아래 들판에는 잎 없는 가는 나무들이 서 있어요. 멀리 푸른 산과 구름까지, 붉은 천 옆 좁은 틈에 세상이 하나 더 들어 있어요.
맨 아래 돌 난간을 보세요. 두 개의 작은 판에 IOANNES와 BELLINVS가 나뉘어 새겨져 있어요. 화가 이름 조반니 벨리니를 라틴어로 쓴 서명이에요. 마리아와 아기는 이 난간 바로 뒤에 있어서, 우리와 한 걸음 거리에 있는 것처럼 보여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480년대 후반의 베네치아로 가 볼까요. 조반니 벨리니가 태어난 해는 기록이 분명하지 않지만, 이때 그는 이미 도시에서 손꼽히는 중년의 화가였어요. 아버지 야코포도, 형제 젠틸레도 화가였어요. 그리고 1483년부터 그는 베네치아 공화국의 공식 화가로 일했어요.
몇 해 전 집안에 큰일이 있었어요. 1479년 젠틸레가 오스만 제국 술탄의 부름을 받고 콘스탄티노플로 떠난 거예요. 그 사이 조반니가 총독 궁전 대회의실의 커다란 역사화 작업을 이어받았어요. 안타깝게도 그 벽의 그림들은 1577년 궁전에 난 불로 모두 사라졌어요.
궁전 일만 한 것도 아니에요. 그는 1488년 프라리 성당의 세 폭 제단화를 완성했고, 동시에 이 그림처럼 성모와 아기를 허리 위까지 그린 그림을 많이 만들었어요. 집이나 작은 예배당에 걸어 두고 기도할 때 바라보는 그림이었어요. 주문이 많아서 그의 공방에서는 조수들이 손을 보태며 비슷한 구도를 여러 점 그렸어요.
벨리니는 오래 일했어요. 1506년 베네치아에 온 독일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는 편지에, 벨리니가 아주 늙었지만 여전히 그림 솜씨는 으뜸이라고 적었어요. 벨리니는 1516년에 세상을 떠났어요. 이 그림은 1908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왔는데, 사들인 사람은 1899년 벨리니에 관한 책을 쓴 영국 평론가 로저 프라이였어요. 그는 그때 미술관에서 일하고 있었어요.
이제 붉은 천 옆 좁은 풍경을 다시 보세요. 궁전의 큰 그림들은 불에 사라졌지만, 이 나무판 위의 탑과 흰 집, 잎 없는 나무들은 오백 년 넘게 그대로 남아 있어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마리아와 아기의 머리 둘레에 그어진 가는 금빛 원을 찾을 수 있나요?
- 왜일까화가는 왜 마리아는 우리를 보게 하고, 아기는 위쪽을 보게 그렸을까요?
- 나라면아기를 받친 마리아의 손은 다정하면서도 어딘가 조심스러워 보여요. 오늘 누군가를 돌보는 사람들에게 우리 사회는 충분히 기대어 쉴 자리를 주고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