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의 방에 들어와, 그녀가 하느님의 아들을 낳게 된다는 소식을 전하는 장면이에요.
- 플랑드르의 도시 브뤼헤에서 활동한 화가 한스 멤링이 1465~70년 무렵에 그렸어요.
- 성경 속 이야기를 15세기 플랑드르 부잣집 침실 안에 옮겨 놓아, 침대와 깔개, 꽃병까지 그 시대 살림을 들여다볼 수 있어요.
그림 읽기
가까이 다가가 볼 5곳
그림 위 번호를 누르면 그 해설로, 확대 그림을 누르면 그림 전체에서 그 자리로 가요.
창문 밖을 확대해 보세요. 붉은 벽돌 담장으로 둘러싸인 정원과 뾰족한 탑이 달린 문루가 보여요. 정원 길에는 붉은 모자에 파란 옷을 입은 사람이 걸어가고, 오른쪽에는 붉은 옷의 여인이 서 있어요. 창 오른쪽에는 침대 커튼을 둘둘 말아 묶어 올린 붉은 천 뭉치가 매달려 있어요.
천사의 등을 보세요. 날개 끝에 공작 깃털의 둥근 눈 무늬가 줄지어 있어요. 천사가 입은 옷은 금실 무늬가 들어간 붉은 비단에 진주알을 테두리로 둘렀어요. 가슴에 얹은 손 옆으로 초록 띠가 비스듬히 지나가요.
마리아의 손을 확대해 보세요. 한 손을 들어 손바닥을 천사 쪽으로 펼쳤어요. 놀라서 멈칫하는 몸짓처럼 보여요. 다른 손은 책상 위에 펼친 책을 붙들고 있어요.
오른쪽 아래를 보세요. 금빛 꽃병에 꽂힌 흰 백합이 높이 솟아 있어요. 꽃잎마다 가는 결이 그려졌고, 아직 피지 않은 봉오리도 달렸어요. 흰 백합은 마리아의 순결을 뜻하는 꽃이에요.
왼쪽 아래 바닥 깔개를 확대해 보세요. 붉은색과 금색 테두리 안 파란 타원 속에 열쇠 두 개가 나란히 놓인 무늬가 반복돼요. 깔개 끝이 살짝 접혀 올라간 것까지 그려졌어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465년, 독일에서 온 젊은 화가 한스 멤링이 플랑드르의 상업 도시 브뤼헤의 시민이 되었어요. 브뤼헤로 오기 전 그는 브뤼셀에 있던 로히어르 판 데르 베이던의 공방에서 일했을 것이라고 보는 학자가 많아요. 로히어르는 그 바로 전 해인 1464년에 세상을 떠났어요.
이 그림에는 그 스승의 그림자가 짙게 남아 있어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이 장면의 구성이 로히어르가 만든 밑그림을 따른다고 설명해요. 그래서 이 주문이 로히어르가 살아 있을 때 들어왔고, 그가 죽은 뒤 멤링이 붓을 이어받아 완성했을 수도 있다고 봐요.
그럼 누가 이 그림을 주문했을까요? 실마리는 열쇠예요. 바닥 깔개와 창문의 둥근 유리에 되풀이된 두 개의 맞물린 열쇠는 클뤼니 집안의 문장이에요. 미술관은 부르고뉴 공작의 고문으로 일했고 뒤에 투르네의 주교와 추기경이 된 성직자 페리 드 클뤼니가 주문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이 그림은 높이가 186센티미터에 이르러요. 웬만한 어른 키보다 높은 나무판이에요. 멤링은 그 뒤 브뤼헤에 자리를 잡고 상인과 성직자들의 제단화와 초상화를 그리다가 1494년에 세상을 떠났어요.
그림은 몇 세기를 지나 미국의 은행가 J. 피어폰트 모건 집안의 소장품이 되었고, 1917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기증되었어요.
이제 왼쪽 아래 깔개의 열쇠 무늬를 다시 보세요. 마리아의 파란 옷자락 아래 숨은 듯 놓인 그 열쇠들이, 오백 년 넘게 이 그림을 주문한 집안의 이름을 대신 말해 주고 있어요.
같은 화가의 다른 그림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창문 맨 위 둥근 유리창에서, 바닥 깔개와 같은 열쇠 무늬 방패를 찾을 수 있나요?
- 왜일까멤링은 왜 이 놀라운 소식이 전해지는 장면을 먼 옛날이 아니라 자기 시대의 침실로 옮겨 그렸을까요?
- 나라면마리아는 손을 들어 잠깐 멈칫해요. 내 삶을 크게 바꿀 소식을 갑자기 들었을 때, 나는 어떤 몸짓을 하게 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