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 17세기
왕휘
Wang Hui · 1632–1717
옛 대가들의 그림을 한 점씩 베끼며 자란 창수의 산수화가로, 예순을 앞둔 나이에 황제의 남쪽 여행을 열두 권의 두루마리에 담는 일을 이끈 사람이에요.
생애 장면
왕휘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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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51창수
부채 한 자루가 왕감의 손에 들려 있어요. 산과 물을 그린 그 부채는 열아홉 살 청년 왕휘의 솜씨였어요. 1651년 창수에서 이 부채를 본 왕감은 크게 감탄했어요.
쉰을 넘긴 왕감은 이미 이름난 화가였어요. 그해 그는 이 청년을 왕시민과 시인 오위업에게 소개했어요. 왕시민은 송나라와 원나라의 옛 그림을 많이 모은 문인 화가였어요. 창수 우산 기슭에서 그림을 그리던 청년에게 큰 문이 열린 셈이에요.
- 1660년대타이창
왕시민이 왕휘를 타이창의 집으로 불러요. 그 집에는 송·원 대가들의 두루마리가 가득했고, 왕휘는 그 앞에 앉아 옛 그림을 한 점씩 베껴 그렸어요. 그는 손님이자 식객으로 여러 해를 이 집에서 지냈어요.
왕시민의 도움은 집 안에서 끝나지 않았어요. 그는 왕휘를 강남의 이름난 수장가들에게 이어 주어, 다른 집에 숨은 옛 그림까지 볼 수 있게 했어요. 그때 만난 수장가들은 훗날 왕휘의 그림을 사 주는 든든한 후원자가 됐어요. 왕휘는 평생 옛 그림을 따라 그린 그림에도 날짜와 이름을 적어 남겼어요.
- 1685베이징
1685년, 만주 귀족 납란성덕이 왕휘를 베이징으로 불러요. 납란성덕은 황제 곁을 지키던 시위이자, 노랫말 같은 시로 이름난 젊은 시인이었어요. 그런데 그해 여름, 그는 서른 남짓한 나이로 세상을 떠났어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이 초대가 몇 해 뒤 그가 맡게 될 큰 황실 일로 가는 첫걸음이었을 수 있다고 봐요.
- 1691베이징
1691년, 베이징에서 왕휘를 부르는 명이 내려와요. 2년 전 강희제가 다녀온 두 번째 남순, 곧 남쪽 지방 순행을 그림으로 남기는 일이었어요. 왕휘를 이 일에 추천한 사람은 그의 제자 송준업이었어요. 궁정에서 일하던 송준업은 그 자신도 이 두루마리 작업에 함께했어요.
예순을 앞둔 왕휘는 여러 화가를 이끌고 일을 시작했어요. 두루마리는 모두 열두 권이었고, 마치기까지 일곱 해 가까이 걸렸어요. 그는 태산에 직접 오르지 않고, 지도와 목판화를 보며 산길과 사원을 짜 맞췄어요.
- 1698창수
1698년, 열두 권의 두루마리가 마침내 완성돼요. 황실은 왕휘에게 山水淸暉(산수청휘), 곧 맑고 환한 산수라는 네 글자를 내렸어요. 그는 궁정에 머물지 않고 고향 창수로 돌아갔어요. 그리고 이 네 글자를 화실에 걸고, 스스로 청휘주인이라 불렀어요.
「강희제 남순도 제3권: 지난에서 태산까지」의 이 부분을 보세요. 아래 마당에서 두 사람이 빗자루로 땅을 쓸고, 흰 돌문 아래 붉은 상에는 제사 그릇이 놓였어요. 푸른 옷에 붉은 모자를 쓴 사람들이 모여 서 있고, 돌계단은 구름 낀 봉우리 위 붉은 벽의 사원까지 이어져요.
이때 그린 그림강희제 남순도 제3권: 지난에서 태산까지 - 1717창수
1717년, 왕휘는 여든다섯 해의 삶을 마쳐요. 그가 이끈 열두 권의 두루마리는 그 뒤 여러 곳으로 흩어졌어요. 일부는 베이징 고궁박물원에 남았고, 이 셋째 권은 1979년 바다 건너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갔어요.
2008년, 이 미술관은 왕휘의 그림을 모아 큰 전시를 열었어요. 전시 이름은 그가 고향 화실에 걸었던 그 네 글자, 맑고 환한 산수에서 따왔어요. 다음에 이 두루마리를 볼 때는 마당을 쓰는 작은 두 사람을 먼저 찾아보세요.
남긴 말
以元人筆墨,運宋人丘壑,而澤以唐人氣韻,乃為大成。
원나라 사람의 붓과 먹으로 송나라 사람의 산과 골짜기를 움직이고, 당나라 사람의 기운으로 적셔야 비로소 크게 이룬다.
함께한 사람들
- 왕감1651년 왕휘의 부채를 보고 그를 제자로 받아 왕시민에게 소개한 화가예요.
- 왕시민자기 집의 옛 그림을 보여 주며 왕휘를 가르치고 수장가들과 이어 준 스승이에요.
- 송준업왕휘의 제자로, 그를 남순도 작업에 추천하고 함께 그린 궁정 관리예요.
- 오력같은 해 창수에서 태어나 함께 왕감과 왕시민에게 그림을 배운 화가예요.
- 운수평왕휘와 가까이 지낸 화가 친구로, 꽃 그림으로 이름났어요.
같은 시대를 산 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