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가 · 17세기
헤라르트 테르보르흐
Gerard ter Borch the Younger · 1617–1681
비단 치마의 반짝임과 검은 옷의 깊이를 그리는 솜씨로 이름났고, 평화 조약의 순간과 데벤터르 사람들의 얼굴을 작은 화면에 담은 네덜란드 화가예요.
생애 장면
헤라르트 테르보르흐의 삶,
장면으로 따라가기
- 1625즈볼러
1625년 9월 25일, 네덜란드 동쪽 도시 즈볼러의 한 집에서 일곱 살 헤라르트가 그림을 한 장 그려요. 아버지 헤라르트 테르보르흐(대)는 그 종이에 날짜를 적어 두었어요. 아버지도 화가였고, 아이들이 그린 그림에 날짜와 이름을 적어 차곡차곡 모았어요.
이 집안의 그림 꾸러미는 이복 여동생 헤시나와 집안사람들이 대대로 지켰어요. 1886년 암스테르담 레이크스뮈세윔이 이를 사들였고, 일곱 살 소년의 1625년 그림도 지금 그곳에 있어요. 지금 알려진 그의 그림 가운데 가장 이른 것이에요.
- 1635런던
열일곱 살의 헤라르트가 런던에 머물러요. 의붓어머니의 오빠인 판화가 로베르트 판 보르스트의 집이었어요. 판 보르스트는 얼마 전 영국 왕 찰스 1세의 판화가로 임명된 사람이었어요.
그해 여름, 즈볼러의 아버지가 런던의 아들에게 편지를 보냈어요. 그 편지가 지금도 남아 있어서, 그가 그때 런던에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이듬해 판 보르스트가 세상을 떠났고, 헤라르트는 1636년 고향 즈볼러로 돌아왔어요.
- 1648뮌스터
1648년 5월 15일, 독일 뮌스터 시청의 방에서 네덜란드와 스페인의 대표들이 손을 들어 평화 조약을 맹세해요. 80년 동안 이어진 네덜란드의 독립 전쟁이 끝나는 순간이었어요. 이 무렵 뮌스터에 머물던 테르보르흐는 이 장면을 구리판 위에 유화로 그렸어요.
그림은 가로 60센티미터도 되지 않아요. 그 안에 맹세하는 대표들과 지켜보는 사람들이 빽빽하게 들어찼어요. 화가는 왼쪽 끝에 자기 얼굴도 넣었어요. 붉은 콧수염에 긴 금발로, 그림 밖의 우리를 바라봐요. 이 그림은 지금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 있어요.
- 1654데벤터르
1654년 2월 14일, 서른여섯 살의 테르보르흐가 데벤터르에서 결혼해요. 신부 헤이르트라위트 마테이스는 남편을 잃은 여인이었고, 그의 의붓어머니의 자매였어요. 그는 이 도시에 자리를 잡고 남은 평생을 살았어요.
이 무렵 그린 그림 가운데, 은빛 비단 치마를 입은 젊은 여인이 등을 보이고 선 실내화가 있어요. 150여 년 뒤 괴테는 소설 『친화력』에서 이 장면을 아버지가 딸을 타이르는 모습으로 읽었어요. 그래서 이 그림은 오랫동안 「아버지의 훈계」라는 이름으로 불렸어요.
- 1666데벤터르
1666년, 테르보르흐가 데벤터르 시 의회의 의원이 돼요. 도시의 한 구역을 대표하는 자리였고, 그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이 일을 맡았어요. 이름난 화가가 이제 도시 살림을 함께 의논하는 사람이 된 거예요.
같은 무렵 시장 얀 판 뒤런이 자기 초상과 아내의 초상을 한 쌍으로 주문했어요. 판 뒤런은 텅 빈 방에 검은 옷차림으로 서서, 한 손에 벗은 장갑을 쥐고 있어요. 오른쪽 붉은 식탁보 위에는 챙 넓은 검은 모자가 놓였어요.
이때 그린 그림시장 얀 판 뒤런 - 1667데벤터르
1667년, 막내 이복동생 모세스가 영국과의 전쟁에서 목숨을 잃어요. 스물두 살이었어요. 헤라르트는 이복 여동생 헤시나와 함께 동생을 기리는 전신 초상을 그렸어요. 모세스의 모습은 헤라르트가, 둘레의 물건들은 헤시나가 그렸어요.
판 뒤런 부인의 초상도 이 무렵 그림이에요. 마르하레타는 검은 옷에 얇은 흰 깃을 두르고, 붉은 벨벳 의자 등받이에 한 손을 가볍게 얹었어요. 손목에서 금 팔찌가 빛나고, 의자 둘레에는 금빛 술이 촘촘히 늘어져 있어요.
이때 그린 그림마르하레타 판 하크스베르헌 - 1681데벤터르
1681년 12월 8일, 테르보르흐가 데벤터르에서 세상을 떠나요. 아내 헤이르트라위트는 그보다 먼저, 1672년에 세상을 떠났어요.
판 뒤런 부부의 초상은 그 뒤 이백 년 넘게 부부의 후손 집안에 머물렀어요. 1912년 미국의 은행가 필립 레먼이 남편의 초상을 사들였고, 부부의 초상은 레먼 집안의 소장품이 되었어요. 두 그림은 1975년 함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왔어요. 삼백 년 넘게 지난 지금도 부부는 같은 지붕 아래 있어요.
함께한 사람들
- 헤라르트 테르보르흐(대)아버지이자 첫 스승으로, 아들의 어린 시절 그림에 날짜를 적어 모았어요.
- 헤시나 테르보르흐이복 여동생으로, 함께 그림을 그렸고 집안의 그림 꾸러미를 지켰어요.
- 로베르트 판 보르스트의붓어머니의 오빠인 판화가로, 1635년 런던에서 그를 맞았어요.
- 헤이르트라위트 마테이스1654년 데벤터르에서 결혼한 아내예요.
- 모세스 테르보르흐막내 이복동생으로, 1667년 전쟁에서 목숨을 잃었어요.
- 얀 판 뒤런데벤터르의 시장으로, 자기와 아내의 초상을 한 쌍으로 주문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