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을 잔뜩 낸 청년이 한 손을 내밀고 서 있어요. 분홍 소매, 가죽 조끼, 허리에 묶은 붉은 띠. 오른쪽의 주름 깊은 노파가 그 손금을 봐 주고 있어요. 청년의 얼굴은 진지해요. 앞날에 무슨 일이 있을지 궁금한가 봐요.
그런데 이 그림에서 정말 일이 벌어지는 곳은 청년의 얼굴이 아니에요. 손이에요. 그림 속 손을 하나씩 따라가 보면, 청년이 들을 점괘보다 훨씬 가까운 미래가 보여요.
이 그림은 조르주 드 라투르가 1630년대에 그린 것으로 보여요. 오른쪽 위 갈색 벽을 보면 흘림 글씨 서명이 있어요. 라투르의 이름과 함께 뤼네빌이라는 도시 이름이 적혀 있어요. 라투르가 살며 그림을 그린 프랑스 동쪽 로렌 지방의 도시예요.
먼저 이 장면의 주인공처럼 보이는 두 손부터 보세요.
청년이 손바닥을 펴서 내밀고 있어요. 그 위로 노파의 손가락이 은빛 동전 하나를 쥐고 있어요. 점을 봐 주는 값처럼 보여요. 청년의 손톱 끝 검은 테두리까지 꼼꼼하게 그려져 있어요. 청년의 마음은 지금 이 두 손에 쏠려 있어요.
이제 청년의 반대편, 그림 왼쪽으로 가 보세요.
흰 소매에 붉은 무늬가 있는 여자의 손이 청년의 허리춤으로 들어가 있어요. 손가락 끝에 푸른 끈과 술이 달린 주머니가 끌려 나오고 있어요. 그 바로 위에는 어두운 손 하나가 손가락을 펴고 기다리고 있어요. 꺼낸 주머니를 받아 넘길 차례처럼 보여요.
손이 이렇게 바쁜데도 여자들의 얼굴은 태연해요. 옆얼굴을 보이는 여자는 청년을 지그시 보고 있어요. 맨 왼쪽 여자는 고개를 숙여 얼굴이 반쯤 가려져 있어요.
마지막은 가운데, 흰 두건을 쓴 젊은 여자예요. 그녀는 눈만 옆으로 굴려 청년을 보고 있어요. 손은 아래에 있어요.
여자의 두 손이 청년의 가슴에서 늘어진 금빛 사슬을 쥐고 있어요. 손가락 사이에 작고 검은 날붙이가 보여요. 사슬 끝에는 타원형 금메달이 매달려 있어요. 사슬이 끊어지는 순간, 메달은 그녀의 손 안으로 떨어질 거예요.
순진한 젊은이가 점쟁이 무리에게 속는 장면은 라투르보다 앞서 이탈리아의 카라바조도 그렸어요. 그 뒤로 이 주제는 유럽 화가들 사이에 널리 퍼졌어요. 라투르는 여기에 여러 손의 동작을 촘촘하게 엮어 넣었어요.
라투르라는 이름을 들으면 많은 사람이 촛불 하나가 어둠을 밝히는 그림을 떠올려요. 이 사이트에 있는 「참회하는 막달라 마리아」도 그런 그림이에요. 「점쟁이」에는 촛불이 없어요. 대신 고르게 밝은 빛 아래서 옷감의 무늬와 손가락 마디 하나하나가 또렷하게 보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