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사자의 식사」인데, 사자가 어디 있는지 한참 찾아야 해요. 그림을 가득 채운 건 커다란 잎, 노란 열매 송이, 파란 꽃, 하얀 깃털 같은 풀이에요. 하늘 한가운데에는 하얗고 둥근 빛이 떠 있어요. 사자는 맨 아래, 풀숲 속에 숨어 있어요.
이 그림은 앙리 루소가 1907년 무렵에 그린 「사자의 식사」예요. 크기는 세로 113.7센티미터, 가로 160센티미터. 거실 소파 하나보다 넓은 캔버스에 숲이 빽빽하게 들어찼어요.
먼저 사자를 찾아볼까요. 가운데 아래쪽이에요.
갈기가 풍성한 사자가 점박이 동물을 앞발로 붙잡고 물었어요. 입가와 먹잇감의 목에는 빨간 물감이 흘러내려요. 무서운 장면인데, 사자 얼굴은 어딘지 차분해요. 동그란 귀, 또렷한 눈, 가지런히 빗은 듯한 갈기. 사냥의 순간보다는 조용히 멈춘 장면처럼 보여요.
이렇게 이국의 숲을 그린 루소는 정작 열대에 가 본 적이 없어요. 그는 평생 프랑스 밖으로 나가지 않았어요. 한때 그가 젊은 시절 멕시코에 다녀왔다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어요.
루소의 별명은 세관원이라는 뜻의 르 두아니에예요. 그는 오랫동안 파리로 들어오는 물건에 세금을 매기는 관청에서 일했어요. 미술 학교에 다닌 적 없이 혼자 그림을 익혔고, 1893년 일을 그만둔 뒤에야 그림에 온 힘을 쏟았어요.
그럼 이 정글은 어디서 왔을까요? 답은 파리 한가운데에 있어요. 루소는 파리 식물원의 커다란 유리 온실을 즐겨 찾았어요. 그곳에는 열대의 나무와 꽃이 자랐고, 같은 식물원 안에는 동물원도 있었어요. 그림책과 잡지에 실린 동물 그림도 참고했어요.
이제 가운데의 파란 꽃을 보세요.
짙은 파랑 꽃잎이 겹겹이 벌어지고, 한가운데에 노란 꽃술이 있어요. 꽃잎 하나하나가 매끈하게 칠해졌고 가장자리가 또렷해요. 뒤의 잎들도 초록 한 가지가 아니에요. 진한 초록, 회색빛 초록, 푸른빛 초록이 잎마다 조금씩 달라요.
온실에서 본 식물을 그대로 옮긴 것도 아니에요. 파란 꽃은 사자 머리보다 크고, 풀잎은 사자 위로 훨씬 높이 솟았어요. 같은 모양의 잎이 차곡차곡 겹쳐 무대 배경처럼 앞뒤로 층을 이뤄요. 루소는 화분 하나, 그림 한 장을 보고 자기만의 숲을 새로 지었어요.
그때 사람들은 이런 그림을 보고 웃기도 했어요. 원근이 맞지 않고, 아이 그림 같다고요. 루소는 심사 없이 누구나 출품할 수 있는 앙데팡당전에 꾸준히 그림을 냈어요. 그러다 피카소 같은 젊은 화가들이 그의 그림을 눈여겨보기 시작했고, 1908년 피카소는 작업실에서 루소를 위한 잔치를 열었어요.
마지막으로 오른쪽 아래 풀잎 사이를 보세요.
풀잎과 같은 연한 색으로 앙리 루소라는 이름이 적혀 있어요. 굵은 풀잎 사이에 글씨가 숨어 있어서, 그림을 오래 본 사람에게만 보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