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 바닷가 바위에 한쪽 다리를 내리고 편하게 앉은 관음보살을, 커다란 둥근 빛과 투명한 베일로 감싸 그린 불화예요.
- 14세기 전반 고려에서 비단에 먹과 색으로 그린 족자이고, 그린 사람의 이름은 전하지 않아요.
- 온몸을 덮은 베일이 머리카락보다 가는 흰 선으로 그려져 있어, 가까이 볼수록 새 무늬가 나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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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의 얼굴과 관을 확대해 보세요. 가늘게 뜬 눈이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어요. 붉은 꽃무늬 관 한가운데에는 작은 부처가 앉아 있어요. 관음보살의 관에 아미타불을 모시는 것은 불화에서 오래 지켜 온 약속이에요.
몸 가운데로 내려와 보세요. 붉은 치마에는 거북 등 같은 육각 무늬와 둥근 꽃무늬가 촘촘해요. 그 위로 아주 가는 흰 선들이 겹쳐 지나가는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덮은 투명한 베일이에요. 한쪽 발은 반대쪽 무릎 위에 편히 올려져 있어요.
이제 아래로 내려간 발을 따라가 보세요. 발끝 아래에 연꽃이 피어 있고, 그 밑에서 흰 물결이 둥글게 말려 올라와요. 오른쪽에는 붉은 산호가 가지를 뻗고 있어요. 관음이 앉은 곳이 바다 한가운데라는 표시예요.
왼쪽 아래 구석을 확대해 보세요. 붉은 옷을 입은 사람 둘레로 시중드는 사람들이 모여 있고, 쟁반 같은 그릇을 받쳐 든 손도 보여요. 고려 수월관음도의 이런 무리는 바다에서 관음을 찾아와 보물을 바치는 용왕 일행으로 풀이하는 경우가 많아요.
오른쪽 아래에는 작은 사람이 서서 관음 쪽을 향하고 있어요. 수월관음도에는 깨달음을 찾아 길을 떠난 소년 선재동자가 관음을 찾아오는 장면이 함께 그려지곤 해요. 커다란 관음과 아주 작은 사람, 그 크기 차이부터가 이야기예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이 그림을 그린 사람의 이름은 남아 있지 않아요. 대신 그 시대를 들여다볼 수 있어요. 14세기 전반의 고려는 몽골이 세운 원나라의 큰 영향 아래 있었어요. 고려 왕들은 원나라 공주와 혼인했고, 고려와 원의 수도 대도 사이를 사람과 물건이 바쁘게 오갔어요.
그런 때에 고려의 왕실과 귀족은 큰 정성을 들여 불화를 주문했어요. 비단 뒷면에도 색을 칠해 앞으로 은은히 배어 나오게 하고, 금빛 선으로 무늬를 그었어요. 같은 무렵의 수월관음도 가운데에는 1310년에 그렸다는 날짜가 확실한 커다란 그림도 있는데, 지금 일본 가가미 신사에 전해져요.
남아 있는 고려 불화는 많지 않고, 그 대부분은 바다 건너 일본에 있어요. 이 그림은 더 먼 길을 갔어요. 1914년, 뉴욕의 수집가 찰스 스튜어트 스미스를 기리며 그 가족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기증했어요. 스미스는 1892년 일본을 여행하며 미술품을 사 모았지만, 이 그림을 언제 어디서 손에 넣었는지는 확실한 기록이 없어요.
서양으로 건너간 고려 불화 가운데에는 오랫동안 중국 그림으로 알려졌다가 1960년대에야 고려 그림으로 다시 밝혀진 것도 있어요. 그린 때를 두고도 의견이 갈려요. 미술관은 14세기 전반으로 보지만, 미술사가 제임스 케이힐은 15세기로 늦춰 본 적이 있어요.
이제 그림 왼쪽 위, 어두운 하늘을 확대해 보세요. 작은 동그라미 안에 나무 한 그루와 토끼가 희미한 선으로 그려져 있어요. 메트로폴리탄은 이것을 불사의 약을 찧는 토끼가 사는 달로 풀이해요. 수월관음, 물에 비친 달의 관음이라는 이름이 저절로 떠오르는 달이에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이 그림에서 붉은 산호와 흰 산호를 몇 군데나 찾을 수 있나요?
- 왜일까화가는 왜 화려한 옷을 다 그린 뒤, 그 위에 다시 투명한 베일을 덮어 그렸을까요?
- 나라면남아 있는 고려 불화의 대부분이 바다 건너 다른 나라에 있어요. 문화재는 어디에 있어야 하고, 누구의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