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 헤로데 왕의 잔칫상과, 바로 옆 감옥 문 앞에서 세례자 요한이 목 베이는 순간을 한 화면에 그린 그림이에요.
- 이탈리아 리미니의 화가 조반니 바론초가 1330~35년 무렵 나무판에 템페라와 금, 은으로 그렸어요.
- 한 장면 안에 시간이 다른 사건 셋이 나란히 놓여 있어서, 어느 장면이 먼저인지 순서를 맞춰 가며 읽는 재미가 있어요.
그림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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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아래 감옥 문 앞을 보세요. 분홍 옷의 사형 집행인이 칼을 높이 쳐들었고, 금빛 후광을 쓴 요한이 창살 문 밖으로 몸을 숙이고 있어요. 목에서 붉은 피가 흘러내려요. 집행인은 다른 손에 칼집을 쥐고 있어요.
가운데 식탁 앞, 흰 옷을 입은 소녀가 두 손으로 쟁반을 받쳐 들었어요. 쟁반 위에는 후광이 그대로 남은 요한의 머리가 놓여 있어요. 소녀는 고개를 들어 식탁 쪽을 올려다봐요. 식탁 위에는 음식 접시와 칼이 아무렇지 않게 놓여 있고요.
오른쪽으로 가면 같은 흰 옷에 붉은 겉옷을 걸친 소녀가 두 손을 머리 높이로 들어 올리고 있어요. 잔치에서 춤을 추는 모습이에요. 옷이 같으니 가운데 쟁반을 든 소녀와 같은 사람이에요. 춤이 먼저고, 쟁반은 그 뒤의 일이에요.
식탁 오른쪽, 붉은 깃에 노란 옷을 입고 왕관을 쓴 사람이 헤로데 왕이에요. 이마를 찡그리고 한 팔을 배 앞에 가로로 얹었어요. 성경에는 왕이 요한을 죽이고 싶지 않아 근심했다고 적혀 있어요. 그 얼굴이 이 그림에서는 이렇게 굳어 있어요.
식탁 가운데 왕관을 쓴 여인을 확대해 보세요. 머리에 작은 흰 구슬 장식을 달고,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두 손을 포개고 있어요. 요한의 머리를 달라고 시킨 헤로디아로 볼 수 있어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300년대 초, 이탈리아 동쪽 바닷가 도시 리미니를 떠올려 보세요. 피렌체의 화가 조토가 이 도시에 와서 일하고 갔어요. 묵직하고 살아 있는 듯한 조토의 사람들을 보고, 리미니 화가들은 그 새 방식을 열심히 배웠어요. 바론초는 그 물결 속에서 붓을 잡은 화가예요.
그런데 바론초에 대해 알려진 것은 놀랄 만큼 적어요. 언제 태어났는지, 이 그림을 그릴 때 몇 살이었는지도 몰라요. 이름과 날짜가 함께 적힌 그림은 1345년의 제단화 한 점뿐이고, 지금 우르비노의 마르케 국립미술관에 있어요. 문서에는 1343년의 한 증서에 증인으로 이름이 한 번 더 나올 뿐이에요.
그래서 학자들은 탐정처럼 일했어요. 서명이 있는 그 제단화와 이름 없는 그림들을 꼼꼼히 견주어 보고, 이 판을 바론초의 것으로 보았어요. 다만 다른 화가의 솜씨로 본 학자도 있어서, 이름표를 두고 오래 의견이 오갔어요.
이 판은 원래 세례자 요한의 삶을 여덟 장면으로 나눈 큰 제단화의 한 칸이었어요. 제단화는 뒤에 조각조각 나뉘었고, 다른 칸들은 여러 미술관으로 흩어졌어요. 1921년 뉴욕의 은행가 필립 레먼이 이 판을 샀어요. 그 뒤 아들 로버트 레먼이 물려받았고, 1975년 로버트 레먼 컬렉션과 함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으로 왔어요.
이제 식탁 앞, 쟁반 위의 금빛 후광을 다시 보세요. 여덟 칸 가운데 하나만 남아 이곳에 걸렸지만, 그 한 칸 안에 춤과 칼과 쟁반이 다 들어 있어요. 70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그 잔치는 끝나지 않았어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이 그림에서 소녀는 몇 번 나오고, 칼은 몇 자루나 보이나요?
- 왜일까화가는 왜 잔칫상과 처형 장면을 벽 하나 사이에 바짝 붙여 그렸을까요?
- 나라면헤로데처럼 여러 사람 앞에서 한 약속 때문에 옳지 않은 일을 하게 될 때, 우리는 약속과 양심 가운데 무엇을 따라야 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