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 흰 두건을 쓴 할머니 성 안나가 딸 마리아의 어깨에 손을 얹고, 마리아는 잠든 아기 예수 앞에서 두 손을 모은 그림이에요.
- 독일 뉘른베르크의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가 1519년쯤 피나무 판에 유화로 그렸어요.
- 세 사람의 얼굴과 손이 가까이 붙어 있고, 할머니 한 사람만 그림 밖의 우리를 똑바로 쳐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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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 할머니의 얼굴을 확대해 보세요. 흰 두건이 이마와 턱까지 감싸서 얼굴은 동그랗게 뚫린 구멍으로만 보여요. 커다란 갈색 눈동자에는 작은 흰 빛이 하나씩 찍혀 있어요. 다른 두 사람과 달리, 안나는 우리와 눈을 맞추고 있어요.
마리아의 어깨 위를 보세요. 안나의 손가락 네 개가 분홍 옷 위에 살며시 얹혀 있어요. 손톱 모양과 손가락 마디의 주름까지 하나하나 그렸어요. 엄마가 딸을 다독이는 손이에요.
왼쪽 아래 아기를 확대해 보세요. 아기 예수가 눈을 감고 입을 살짝 벌린 채 자고 있어요. 통통한 볼과 곱슬머리, 동그란 귀가 실제 아기처럼 보여요. 잠든 아기 예수는 앞으로 다가올 죽음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으로 읽히기도 해요.
가운데 아래 마리아의 손을 보세요. 손가락 끝을 맞대고 기도하듯 모으고 있어요. 가까이 보면 물감 표면에 가는 금이 그물처럼 퍼져 있어요. 오백 년 동안 나무판과 물감이 마르고 움직이며 생긴 자국이에요.
오른쪽 초록 배경, 마리아의 머리 옆에 1519라는 숫자와 큰 A 안에 작은 D가 든 표시가 있어요. 뒤러가 판화와 그림에 즐겨 넣은 이름 머리글자예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519년 1월, 뉘른베르크에 나쁜 소식이 닿았어요. 뒤러를 아끼던 막시밀리안 1세 황제가 세상을 떠난 거예요. 그때 마흔일곱 살이던 뒤러는 이미 판화로 유럽 곳곳에 이름이 알려진 화가였어요.
황제는 몇 해 전 뒤러에게 해마다 연금을 주도록 해 두었어요. 돈은 뉘른베르크 시가 황제 대신 내는 방식이었는데, 황제가 죽자 시는 지급을 멈췄어요. 새 황제 카를 5세에게 이 연금을 다시 확인받는 일이 뒤러에게 큰 걱정거리가 되었어요.
이 그림의 성 안나는 마리아의 어머니예요. 성경에는 나오지 않고 오래된 전승으로 전해지는 인물인데, 뒤러가 살던 무렵 독일 땅에서는 안나를 섬기는 사람이 많았어요. 빈의 알베르티나 미술관에는 같은 해인 1519년에 뒤러가 그린 붓 드로잉이 한 장 있어요. 아내 아그네스를 성 안나로 그린 것으로, 이 그림 속 안나 얼굴의 습작으로 알려져 있어요.
뒤러와 아그네스는 1494년에 결혼했고, 두 사람 사이에는 아이가 없었어요. 1520년 여름, 부부는 함께 네덜란드 지방으로 긴 여행을 떠났어요. 뒤러는 그해 가을 쾰른에서 카를 5세에게 연금을 다시 확인받았고, 여행 동안 쓴 일기에는 돈을 쓰고 받은 일까지 꼼꼼히 남겼어요.
이 그림은 훗날 바다 건너 뉴욕의 백화점 주인 벤저민 올트먼의 손에 들어갔어요. 올트먼이 1913년 세상을 떠나며 남긴 소장품과 함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왔어요. 이제 흰 두건 속 안나의 얼굴을 다시 보세요. 그림 밖을 똑바로 보는 그 눈과 동그란 볼은, 뒤러가 붓으로 그린 아내의 얼굴에서 시작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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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마리아의 손가락 위에 퍼진 가는 금들을 찾아볼 수 있나요?
- 왜일까뒤러는 왜 세 사람 중 할머니 안나만 우리를 쳐다보게 그렸을까요?
- 나라면이 그림에는 할머니, 엄마, 아기, 세 세대가 한자리에 있어요. 아이를 키우는 일을 할머니와 엄마가 함께 떠안는 모습은 오늘 우리 사회에서 어떤 의미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