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 흰 드레스를 어깨까지 내린 여인이 등을 보이고 화장대 앞에 앉아 있는 실내 그림이에요.
- 프랑스 인상주의 화가 베르트 모리조가 1875~80년 사이에 유화로 그렸어요.
- 1880년 제5회 인상주의 전시에 나왔던 그림이고, 거울 아래쪽에 화가의 서명이 숨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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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의 귀 언저리를 확대해 보세요. 귓불에 흰 물감 한 점이 반짝이고, 목에는 검은 리본이 둘러져 있어요. 미술관은 그녀가 무도회에서 막 돌아와 귀걸이와 벨벳 리본을 아직 풀지 않은 순간으로 봐요. 얼굴은 거의 보이지 않고 볼과 귀만 살짝 비쳐요.
화장대 위를 보세요. 뚜껑 위에 분홍 장미가 얹힌 유리 병, 하얀 솜뭉치 같은 것, 노르스름한 꽃이 놓여 있어요. 유리는 회색 위에 흰 점 몇 개를 툭툭 찍어서 만들었어요. 가까이 보면 붓 자국뿐인데, 조금 물러서면 투명한 병이 돼요.
왼쪽의 커다란 거울을 들여다보세요. 거울 속에는 붉은 점 하나와 뿌연 흰 덩어리만 어른거려요. 거울 앞 여인의 얼굴은 어디에도 또렷이 비치지 않아요. 그 시절 그림에서 거울을 보는 여인은 흔히 허영을 뜻했는데, 모리조는 그 얼굴을 지워 버렸어요.
거울 틀의 맨 아래를 확대해 보세요. 어두운 갈색 위에 비스듬히 기운 글씨가 보여요. 화가의 이름, 베르트 모리조예요. 그림 속 여인이 화가 자신을 대신한다는 뜻일 수도 있다고 미술관은 조심스럽게 말해요.
오른쪽 벽을 확대해 보세요. 연보라와 파랑, 분홍 붓질이 깃털처럼 흩날려요. 꽃무늬 벽지와 침대보라는데, 꽃 한 송이도 정확히 그리지 않았어요. 빠르게 스친 붓 자국만으로 방 안의 부드러운 공기를 채웠어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880년 봄, 파리에서 인상주의 화가들의 다섯 번째 전시가 열렸어요. 서른아홉 살의 모리조는 이 그림을 그 전시에 걸었어요. 1874년 첫 전시부터 함께한 그녀는 여덟 번의 인상주의 전시 가운데 일곱 번에 그림을 냈어요.
딱 한 번 빠진 해가 있어요. 1874년 말 그녀는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동생 외젠 마네와 결혼했고, 1878년 11월 딸 쥘리를 낳았어요. 그래서 이듬해인 1879년 전시에는 그림을 내지 않았어요. 외젠은 아내가 계속 그림을 그리도록 곁에서 도왔어요.
그때 프랑스 국립 미술 학교는 여성을 받아 주지 않았어요. 모리조는 젊은 시절 개인 교습을 받으며 그림을 배웠고, 풍경화가 코로에게서도 가르침을 얻었어요. 함께 그림을 배운 언니 에드마는 결혼한 뒤 붓을 놓았지만, 베르트는 끝까지 화가로 남았어요.
1880년 전시에서 모리조의 그림은 좋은 평을 받았어요. 화장하는 여인은 그 무렵 남성 화가들이 자주 그린 주제였어요. 시카고 미술관은 이 그림을 친밀하지만 관능적으로 꾸미지 않은, 여성의 눈으로 본 장면이라고 설명해요.
이 그림은 1924년 시카고 미술관에 들어왔어요. 2018~19년에는 북미와 파리를 도는 모리조 회고전에 나가 다시 많은 사람을 만났어요.
다시 거울 아래 서명을 보세요. 얼굴 없는 여인 옆에, 화가는 자기 이름만은 또렷이 남겨 두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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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거울 속에 비친 붉은 점은 화장대 위의 무엇일까요?
- 왜일까모리조는 왜 여인의 얼굴을 보여 주지 않고 등을 돌린 모습으로 그렸을까요?
- 나라면모리조는 아이를 낳은 해에 전시를 한 번 쉬었지만 다시 돌아왔어요. 오늘날 일과 육아를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일터는 다시 돌아올 자리를 얼마나 남겨 두고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