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 별이 돋은 어두운 하늘 아래 십자가에 달린 예수와, 그 양쪽에 선 성모 마리아와 사도 요한을 그린 그림이에요.
-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의 화가 헨드릭 테르브뤼헌이 1624~25년 무렵 캔버스에 유화로 그렸어요.
- 높이 155센티미터의 화면에 세 사람만 크게 세우고, 얼굴과 손에 슬픔을 모아 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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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맨 위를 확대해 보세요. 가장자리가 해진 종이에 INRI 네 글자가 적혀 있어요. 라틴어로 나자렛 사람 예수, 유대인의 왕이라는 말의 머리글자예요. 성경에는 빌라도가 이 죄목을 써서 십자가에 붙였다고 나와요.
예수의 얼굴을 보세요. 가시관이 이마를 누르고, 핏방울이 얼굴로 흘러내려요. 고개는 힘없이 앞으로 꺾였고, 얼굴 대부분이 그늘에 잠겼어요. 바로 옆 어깨는 환하게 빛을 받아, 그늘이 더 깊어 보여요.
왼쪽의 마리아를 확대해 보세요. 머리 수건 아래 나이 든 얼굴이 입을 벌린 채 아들을 향해 있어요. 그 오른쪽 어두운 하늘에 작은 점처럼 별들이 떠 있는 것도 찾아보세요.
오른쪽의 요한은 고개를 젖혀 십자가를 올려다봐요. 입이 반쯤 열리고, 눈 아래가 젖은 듯 반짝여요. 붉은 코끝과 헝클어진 앞머리가 그를 성인이라기보다 슬픔에 빠진 젊은이처럼 보이게 해요.
십자가 발치로 내려가 보세요. 해골 하나가 뼈 위에 놓여 있고, 그 뒤로 쪼개진 나무 조각들이 십자가를 받치고 있어요. 예수가 못 박힌 곳 골고타는 해골이라는 뜻이에요. 그 아래 첫 사람 아담이 묻혔다는 옛이야기도 있어 해골을 함께 그리곤 했어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624년 무렵, 테르브뤼헌은 서른여섯 살이었어요. 그는 위트레흐트에서 아브라함 블루마르트에게 그림을 배웠고, 젊은 시절 10년 가까이 이탈리아에서 지낸 뒤 1614년에 돌아왔어요. 로마에서 카라바조의 강한 명암과 생생한 인물을 보고 온 화가였어요.
1620년 무렵에는 같은 도시의 혼트호르스트와 바뷔렌도 이탈리아에서 돌아왔어요. 이 세 사람을 위트레흐트 카라바조파라고 불러요. 그런데 1624년, 바뷔렌이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났어요. 이 그림은 바로 그 무렵에 그려졌어요.
그때 위트레흐트는 개신교 도시였어요. 가톨릭 신자들은 밖에서 드러나지 않는 집 안 예배당에 모여 미사를 드렸어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이 그림이 그런 숨은 교회의 제단을 위해 그려졌을 것으로 봐요.
이상한 점도 있어요. 카라바조를 따르던 화가인데, 이 그림은 백 년쯤 앞선 옛 종교화처럼 보여요. 별이 박힌 하늘, 앙상하게 꺾인 예수의 몸, 얕은 무대 같은 땅이 그래요. 학자들은 기도하는 사람을 위해 화가가 일부러 옛 그림의 모습을 빌려 왔다고 보는 경우가 많아요.
테르브뤼헌은 1629년, 마흔한 살에 위트레흐트에서 세상을 떠났어요. 그 뒤 그의 이름은 오래 잊혔다가 20세기에 들어서야 다시 주목받았어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1956년 여러 후원자의 기금을 모아 이 그림을 사들였어요.
다시 세 사람 뒤의 텅 빈 하늘을 보세요. 몰래 모여 기도하던 사람들 앞에, 화가는 군중도 풍경도 없이 이 세 사람만 세워 두었어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예수의 두 손과 발에서 흘러내리는 피는 각각 어디까지 내려오나요?
- 왜일까화가는 왜 배경에 풍경이나 군중을 그리지 않고 어두운 하늘만 남겼을까요?
- 나라면이 그림은 자기 믿음을 숨겨야 했던 사람들을 위해 그려졌을지도 몰라요. 오늘 믿음이나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숨어야 하는 사람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