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 열아홉 살 무렵의 스페인 왕 펠리페 4세가 검은 옷을 입고 서 있는 모습을 발끝까지 그렸어요.
- 디에고 벨라스케스가 1624년쯤 마드리드 궁정에서 캔버스에 기름 물감으로 그렸어요.
- 높이 2미터 캔버스에 사람 크기 그대로 그린 왕인데, 보석도 왕관도 거의 없이 검은색 하나로 위엄을 만들어요.
그림 읽기
가까이 다가가 볼 4곳
그림 위 번호를 누르면 그 해설로, 확대 그림을 누르면 그림 전체에서 그 자리로 가요.
얼굴부터 가까이 보세요. 하얀 피부에 연한 갈색 머리, 길게 내려온 턱과 붉고 두툼한 아랫입술이에요. 이런 긴 턱은 합스부르크 집안 사람들에게서 자주 보이는 생김새예요. 목에는 하얗고 빳빳한 판 모양 깃을 둘렀는데, 펠리페 4세가 1623년 사치를 줄이는 법을 내리며 커다란 주름 깃 대신 쓰게 한 간소한 깃이에요.
검은 옷 위로 금 사슬 하나가 어깨에서 허리까지 비스듬히 걸려 있어요. 확대하면 고리 하나하나에 노란 점을 툭툭 찍어 반짝임을 냈어요. 검은 옷 속에서 눈에 띄는 장식은 거의 이것 하나예요.
오른손을 보세요. 접힌 하얀 종이 한 장을 손끝으로 쥐고 있어요. 어두운 망토를 배경으로 손과 종이만 밝게 떠올라요. 왕이 무엇이 적힌 종이를 들고 있는지는 그림만으로 알 수 없어요.
왼손은 칼자루 위에 가볍게 얹혀 있어요. 둥근 손잡이에 빛이 가늘게 맺혀 있어요. 그 옆 붉은 천을 덮은 탁자에는 검은 모자로 보이는 물건이 놓여 있어요. 벽과 바닥은 거의 구분되지 않는 갈색 공간이라 왕의 몸이 더 또렷해 보여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623년, 스물네 살의 벨라스케스가 세비야에서 마드리드로 올라와요. 세비야에서 그를 가르친 스승이자 장인은 화가 프란시스코 파체코였어요. 그해 8월, 벨라스케스는 열여덟 살의 젊은 왕 펠리페 4세를 그릴 기회를 얻었어요.
초상은 왕의 마음에 들었어요. 그해 10월 벨라스케스는 왕의 화가로 임명됐어요. 파체코는 앞으로 왕의 초상은 벨라스케스만 그리게 하라는 뜻이 내려졌다고 기록했어요.
이 그림은 그때 그린 왕의 첫 초상을 바탕으로 한 번 더 그린 그림이에요. 첫 초상은 지금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 있는데, 몇 해 뒤 벨라스케스가 그 위에 덧칠해 고쳤어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1624년 12월 벨라스케스가 이 그림 값을 받았다고 설명해요. 그가 서명한 영수증이 남아 있거든요.
그 뒤 이야기가 더 극적이에요. 그림은 뉴욕의 백화점 주인 벤저민 알트먼이 남긴 소장품과 함께 1913년 미술관에 왔어요. 그런데 1973년 미술관은 이 그림을 벨라스케스의 손이 아니라 그의 공방에서 만든 그림으로 낮춰 불렀어요.
2009년 여름부터 미술관 보존가 마이클 갤러거가 일 년 넘게 그림을 손봤어요. 상해 있던 한쪽 눈은 관련된 다른 초상을 본뜬 그림을 대어 자리를 맞춰 다시 그렸어요. 2010년 겨울, 그림은 다시 벨라스케스의 이름을 달고 전시실로 돌아왔어요.
이제 왕의 얼굴을 다시 보세요. 열아홉 살 왕을 바라보는 그 두 눈 가운데 하나는, 삼백팔십여 년 뒤 보존가가 되살려 낸 눈이에요.
같은 화가의 다른 그림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이 그림에서 금빛으로 반짝이는 곳을 모두 찾아보면 몇 군데인가요?
- 왜일까벨라스케스는 왜 한 나라의 왕을 화려한 옷 대신 거의 검은색 하나로 그렸을까요?
- 나라면오늘날 나라를 이끄는 사람이 사진에 찍힐 때, 수수한 차림과 화려한 차림 중 어느 쪽이 더 믿음을 준다고 생각하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