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 19세기 ·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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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 눈을 감고 고개를 젖힌 붉은 머리의 여인, 단테가 사랑한 베아트리체를 그린 그림이에요.
- 영국 화가이자 시인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가 1871~72년에 그렸어요.
-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 엘리자베스 시달을 베아트리체에 겹쳐 그렸고, 액자까지 화가가 직접 디자인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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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위 번호를 누르면 그 해설로, 확대 그림을 누르면 그림 전체에서 그 자리로 가요.
여인의 얼굴을 확대해 보세요. 눈꺼풀은 내려와 있고, 붉은 입술은 살짝 벌어져 있어요. 잠든 것 같지만 로세티는 이것이 죽음의 장면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했어요. 몸은 여기 있지만 마음은 다른 세계로 넘어가는 순간, 일종의 황홀경으로 그렸어요.
오른쪽에서 머리 위에 금빛 고리를 단 붉은 새가 날아들어요. 부리에는 흰 양귀비꽃을 물었고, 그 꽃이 여인이 무릎 위에 펼친 두 손 쪽으로 내려와요. 로세티는 시달을 비둘기라는 애칭으로 불렀어요. 양귀비는 그녀의 목숨을 앗아 간 아편 약, 로더넘을 가리켜요.
여인 뒤 오른쪽 난간 위에 해시계가 놓여 있어요. 둥근 판에 12, 11, 10 같은 숫자가 보이고, 높은 날개가 그 위로 그림자를 드리워요. 미술관 해설에 따르면 그림자는 9를 가리켜요. 단테가 베아트리체를 처음 만난 나이가 아홉 살이었어요.
왼쪽 위 붉은 옷을 입은 사람은 사랑을 사람 모습으로 그린 것이에요. 들어 올린 손에 작은 불꽃을 들고 있어요. 맞은편 오른쪽에는 어두운 옷을 입은 단테가 서 있고요. 이 단테는 같은 이름을 가진 화가 자신이기도 해요.
그림 아래 작은 칸으로 내려가 보세요. 몸을 앞으로 굽힌 단테가 두 손을 내밀고, 베일을 쓴 베아트리체가 그를 맞아요. 뒤에는 여러 얼굴이 모여 있고, 왼쪽 위로 흰 새들이 날아요. 두 사람이 천국에서 다시 만나는 장면이에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871년, 마흔세 살의 로세티에게 후원자 윌리엄 그레이엄이 부탁을 하나 했어요. 앞서 그린 「베아타 베아트릭스」를 한 점 더 그려 달라는 것이었어요. 그레이엄은 글래스고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이자 로세티의 그림을 아끼던 수집가였어요. 로세티는 처음엔 거절했어요. 그림 속 얼굴은 너무나 사적인 기억이었거든요.
그 기억은 아홉 해 전에 시작됐어요. 1862년 2월, 아내 엘리자베스 시달이 로더넘을 지나치게 먹고 세상을 떠났어요. 결혼한 지 두 해도 채 되지 않았을 때였어요. 로세티는 자기 시를 적은 원고 묶음을 아내의 관에 함께 넣어 런던 하이게이트 묘지에 묻었어요.
일곱 해 뒤인 1869년, 로세티는 마음을 바꿨어요. 친구에게 부탁해 무덤을 열고 그 원고를 꺼내 왔어요. 이 시들은 1870년 『시집』으로 나왔어요. 그런데 1871년 가을, 비평가 로버트 뷰캐넌이 가명으로 로세티의 시를 관능적이라고 몰아붙이는 글을 냈고, 로세티는 이 공격에 깊이 상처받았어요.
이 두 번째 판을 그리던 1872년 여름, 로세티는 몸과 마음이 크게 무너졌어요. 그래도 그림은 마무리됐고, 아래 칸에는 천국에서 다시 만나는 두 사람이 더해졌어요. 미술관은 이 장면이 화가가 슬픔과 조금씩 화해하기 시작했다는 뜻일 수 있다고 풀이해요.
로세티는 1882년에 세상을 떠났어요. 그림은 그레이엄이 죽은 뒤 1886년 런던 경매에 나왔어요. 뒤에 시카고 미술관 회장이던 찰스 L. 허친슨이 가졌고, 1925년 그의 유증으로 미술관에 들어왔어요.
이제 해시계의 그림자를 다시 보세요. 아홉을 가리키는 그 그림자 곁으로 붉은 새가 흰 양귀비를 물고 날아들어요. 한때 무덤을 열어야 했던 화가가, 이 그림 맨 아래에는 두 사람이 다시 만나는 길을 그려 두었어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그림과 액자에서 숫자나 날짜를 몇 개나 찾을 수 있나요?
- 왜일까로세티는 왜 두 번째 그림에 천국의 재회 장면을 덧붙였을까요?
- 나라면세상을 떠난 사람을 그림이나 글, 사진으로 기억하는 일은 남은 사람에게 어떤 힘이 되고, 때로는 어떤 짐이 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