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 흰 옷을 입은 두 소녀가 초록 잔디밭에 나란히 엎드려 쉬는 모습을 위에서 내려다보듯 그렸어요.
- 존 싱어 사전트가 1889년 무렵 캔버스에 기름 물감으로 그렸어요.
- 가로 64센티미터쯤 되는 작은 그림인데, 붓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어 화가의 손이 움직인 속도가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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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소녀의 얼굴부터 보세요. 손바닥에 뺨을 기대고 눈을 내리감았어요. 볼과 손등은 분홍빛으로 몇 번 쓱 칠했을 뿐인데, 졸음이 쏟아지는 얼굴이 돼요. 이마로 흘러내린 붉은 머리카락도 붓 한 번에 그어졌어요.
왼쪽 소녀는 얼굴이 거의 숨었어요. 크고 흰 모자 챙이 눈을 덮고, 보이는 건 분홍 뺨과 빨간 입술 한 점뿐이에요. 짙은 갈색 머리카락이 어깨 위로 넓게 퍼져 있어요. 자는 걸까요, 그냥 눈을 감고 있는 걸까요?
오른쪽 소녀가 쓴 검은 모자를 확대해 보세요. 꼭대기에 깃털 장식이 부채처럼 솟아 있어요. 깃털 하나하나를 그리지 않고, 붓을 위로 튕기듯 짧게 그어서 털이 일어선 느낌만 냈어요.
흰 드레스에는 사실 흰색만 있지 않아요. 연한 파랑, 보라, 청록이 섞여 있어요. 잔디의 초록빛과 하늘빛이 흰 천에 비친 거예요. 굵은 붓 자국이 소용돌이처럼 남아 주름이 출렁이는 것 같아요.
왼쪽 아래 빈 잔디밭도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 넓은 붓으로 둥글게 휘저은 자국이 겹겹이 남아 있어요. 그 사이로 캔버스의 올이 비쳐 보여요. 이 그림이 공들여 다듬은 완성작보다 빠르게 그린 습작에 가깝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880년대 중반, 서른 살 무렵의 사전트는 새 출발을 하고 있었어요. 파리에서 그림을 배우고 초상화가로 이름을 얻었지만, 1884년 파리 살롱에 낸 초상 「마담 X」가 거센 비난을 받았어요. 1886년 그는 파리를 떠나 런던에 자리를 잡았어요.
그 무렵 사전트의 여름은 영국 시골에서 흘러갔어요. 1885년과 1886년 여름에는 코츠월즈의 마을 브로드웨이에서 화가 친구들과 지냈어요. 거기서 「카네이션, 백합, 백합, 장미」를 그렸어요. 해 질 녘 빛이 맞는 짧은 몇 분 동안만 붓을 들었기 때문에, 두 해 여름이 걸렸어요.
그 그림의 모델은 친구인 삽화가 프레더릭 바너드의 두 딸이었어요. 그림은 1887년 런던 왕립 아카데미 전시에 걸렸고, 같은 해 영국 국가 소장품으로 사들여졌어요. 바깥 빛을 붙잡으려던 여름들이 이렇게 결실을 맺은 거예요.
그 뒤 여름에도 사전트는 강가의 시골집을 빌려 어머니, 여동생들과 머물며 바깥에서 그렸어요. 막내 여동생 바이올렛은 이 무렵 오빠의 그림에 자주 모델로 섰어요.
그림은 사전트 집안에 남아 있다가, 1950년 바이올렛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기증했어요. 화가가 세상을 떠나고 25년이 지난 뒤였어요. 다시 그림을 보세요. 화면을 거의 다 덮은 저 풀빛 앞에서, 그가 여름마다 바깥에 나가 붙잡으려던 햇빛을 떠올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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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흰 드레스 속에서 흰색이 아닌 색을 몇 가지나 찾을 수 있나요?
- 왜일까사전트는 왜 두 소녀의 얼굴을 또렷하게 그리지 않고 모자와 손에 가려지게 두었을까요?
- 나라면아무것도 하지 않고 잔디밭에 누워 있는 시간이, 바쁘게 사는 요즘 우리에게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