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 작은 탁자에 둘러앉아 말없이 카드를 들여다보는 남자 셋과, 뒤에 서서 지켜보는 남자 하나를 그렸어요.
- 폴 세잔이 1890~92년 무렵 캔버스에 기름 물감으로 그렸어요.
- 세잔이 같은 주제로 그린 다섯 점 가운데 하나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순간이 이상하게 오래 눈을 붙잡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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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젊은 남자부터 보세요. 둥근 검은 모자 아래로 눈을 내리깔고 손에 쥔 카드만 봐요. 얼굴의 그늘은 검정이 아니라 갈색과 초록빛 회색으로 칠했어요. 볼과 입술에만 붉은 기가 살짝 올라와 있어요.
탁자 위를 확대해 볼까요. 세 사람의 손이 탁자 가운데로 모여 있어요. 그 앞에 빨강과 파랑 무늬가 있는 카드 한 장과 하얀 담배 파이프 하나가 놓여 있어요. 돈이나 술잔은 보이지 않아요. 무엇을 걸고 하는 판인지 그림은 말해 주지 않아요.
뒤에 선 남자에게로 가 보세요. 입에 하얀 파이프를 물고 판을 가만히 내려다봐요. 목에 두른 빨간 천이 그림에서 가장 선명한 빨강이에요. 이 사람만 앉지 않았는데도 표정은 다른 사람들만큼 조용해요.
그 남자 오른쪽 벽을 보세요. 파이프 네 개가 나란히 걸려 있어요. 붓질 몇 번으로 대롱과 머리를 그렸을 뿐인데, 저마다 주인이 따로 있는 것처럼 보여요.
오른쪽 끝, 파란 겉옷을 입은 남자와 그 뒤의 주황빛 커튼을 보세요. 커튼 주름은 짧은 붓 자국을 비스듬히 나란히 놓아 만들었어요. 남자의 옆얼굴과 모자 챙도 같은 방식으로 단단하게 쌓아 올렸어요. 주황 커튼과 파란 옷이 맞붙어서 두 색이 서로를 더 강하게 만들어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890년, 쉰한 살의 폴 세잔은 고향 엑상프로방스 외곽의 자 드 부팡 저택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어요. 은행가였던 아버지가 사 둔 시골 영지예요. 아버지는 1886년에 세상을 떠났고, 세잔은 큰 재산을 물려받았어요. 그림이 팔리지 않아도 생활을 걱정할 일은 없어진 거예요.
같은 1886년, 그는 어린 시절부터의 친구 에밀 졸라와 멀어졌어요. 졸라가 뜻을 이루지 못한 화가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펴냈고, 그 뒤로 두 사람은 다시 가까워지지 않았어요. 파리에서는 세잔의 그림을 볼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그는 멀리 가지 않고 곁에 있는 사람들을 그렸어요. 이 그림의 모델은 이 고장 농장 일꾼들이에요. 세잔은 한 사람씩 따로 앉혀 습작을 그린 다음, 그들을 한 탁자에 모아 놓았어요.
1895년, 젊은 화상 앙브루아즈 볼라르가 파리에서 세잔의 첫 개인전을 열었어요. 오래 숨어 있던 그림들이 한꺼번에 걸리자 동료 화가들이 먼저 알아보았어요. 피사로와 드가가 그 전시에서 세잔의 그림을 사 갔어요.
이 그림은 뒤에 미국 수집가 스티븐 C. 클라크의 것이 되었고, 1960년 그의 유증으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왔어요. 2011년에는 이 미술관이 런던 코톨드 갤러리와 함께 카드놀이 그림과 습작들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했어요. 이제 탁자 가운데를 다시 보세요. 손은 그렇게 가까이 모였는데, 서로 눈을 맞추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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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그림 속 네 사람 가운데 웃거나 말하는 사람이 있는지, 얼굴과 입을 하나씩 확대해 찾아볼 수 있나요?
- 왜일까세잔은 왜 시끌벅적한 놀이판 대신 아무도 말하지 않는 조용한 순간을 골랐을까요?
- 나라면휴대폰 없이 몇 사람이 한 탁자에 모여 한 가지 놀이에만 집중하는 시간이, 오늘 우리에게는 얼마나 남아 있다고 생각하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