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 나무 그늘 아래 바위 위에 포도, 멜론, 빵, 구리 그릇과 바구니가 한가득 차려져 있어요.
- 스페인의 정물화가 루이스 멜렌데스가 1772년 무렵에 그렸어요.
- 사람은 한 명도 없는데, 방금 누가 멜론을 자르고 바구니를 내려놓은 것 같은 소풍 상이에요.
그림 읽기
가까이 다가가 볼 4곳
그림 위 번호를 누르면 그 해설로, 확대 그림을 누르면 그림 전체에서 그 자리로 가요.
가운데 위의 포도 더미부터 보세요. 연둣빛 청포도와 검붉은 포도가 바구니에서 넘쳐 흘러요. 알마다 하얀 점 하나씩 빛이 맺혀 있어서, 손으로 집으면 탱글하게 터질 것 같아요. 몇 알은 쭈글쭈글 말라 가는 것도 보여요.
아래로 내려와 멜론을 확대해 보세요. 껍질에는 그물 같은 흰 무늬가 촘촘하고, 잘린 속은 연한 초록빛이에요. 가운데에는 길쭉한 씨들이 섬유 사이에 엉켜 있어요. 앞에는 한 조각이 따로 잘려 놓여 있어요.
오른쪽 아래 빵 덩어리를 보세요. 굽는 동안 터진 겉껍질이 바삭하게 일어나 있어요. 빵 밑으로 손잡이가 노란 칼 한 자루가 삐죽 나와 있어요. 이 칼 하나 때문에 금방 누가 빵을 자르러 올 것만 같아요.
왼쪽의 구리 통으로 가 보세요. 뚜껑 달린 통에 쇠고리 손잡이가 걸려 있고, 그 앞 넓적한 그릇 위에는 은빛 접시가 덮여 있어요. 구리 표면에 주황빛과 갈색이 번갈아 칠해져, 반들반들한 금속이 빛을 받은 것처럼 보여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772년 무렵, 루이스 멜렌데스는 쉰여섯 살이었어요. 마드리드에서 과일과 빵, 그릇을 그리며 살았지만, 그가 정말 바란 것은 왕의 궁정 화가 자리였어요. 그 자리는 끝내 그에게 오지 않았어요.
그의 고생은 젊은 날부터 시작됐어요. 그는 1716년 나폴리에서 세밀화가의 아들로 태어나 마드리드의 미술 아카데미에서 공부했어요. 그런데 1748년 아버지가 아카데미와 크게 다투면서 아들까지 쫓겨나고 말았어요. 그 뒤 그는 이탈리아에서 몇 해를 보내고 스페인으로 돌아왔어요.
1771년 무렵부터는 아스투리아스 왕자, 곧 훗날의 카를로스 4세를 위해 스페인 땅에서 나는 먹거리를 하나하나 그리는 정물화 연작을 맡았어요. 그 그림들은 지금 프라도 미술관에 많이 남아 있어요. 그래도 궁정 화가로 삼아 달라는 청원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는 1780년 마드리드에서 가난하게 세상을 떠났어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이 그림이 한여름 더위를 피해 마드리드 밖으로 나가던 부유한 집안들의 나들이를 떠올리게 한다고 봐요. 원래는 같은 크기의 풍경화 한 점과 짝을 이루었을 가능성이 크다고도 해요.
그림은 마드리드의 개인 소장가들을 거쳐, 1982년 잭 린스키와 벨 린스키 부부의 컬렉션과 함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왔어요. 기증 조건 때문에 이 그림은 다른 곳에 빌려줄 수 없어요. 이 소풍 상 앞에 서려면 뉴욕까지 가야 하는 셈이에요.
멜렌데스의 정물은 대개 어두운 바탕 앞 나무 탁자 위에 놓여 있어요. 이제 왼쪽 위를 보세요. 파란 하늘에 구름이 피어오르고 멀리 산이 흐릿해요. 이 그림에서만큼은 화가가 상을 바깥으로 들고 나왔어요.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포도 더미 속에서 쭈글쭈글 말라 가는 알을 찾을 수 있나요?
- 왜일까화가는 왜 사람을 하나도 그리지 않고, 먹다 만 것 같은 상만 남겼을까요?
- 나라면이렇게 공들여 그린 화가도 평생 안정된 자리를 얻지 못했어요. 오늘 우리는 좋은 솜씨를 가진 사람이 그 일로 먹고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