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 17세기 · 페테르 파울 루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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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엘리사벳, 세례자 요한과 함께 있는 성가족
The Holy Family with Saints Elizabeth and John the Baptist
페테르 파울 루벤스1615년 무렵나무판에 유채114.5 × 91.5 cm
한눈에
- 아기 예수를 무릎에 안은 마리아를 요셉, 엘리사벳, 아기 세례자 요한이 둘러싸고 바라보는 장면이에요.
- 페테르 파울 루벤스가 1615년 무렵 안트베르펜에서 나무판에 기름 물감으로 그렸어요.
- 성스러운 가족인데 머리 위에 빛 테두리가 하나도 없고, 그 시절 플랑드르 사람들의 옷을 입고 있어서 이웃집 가족처럼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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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두 얼굴부터 보세요. 아기 예수가 한 손으로 엄마의 턱을 붙잡고 고개를 뒤로 돌렸어요. 마리아는 눈을 내리깔고 아기에게 얼굴을 기울였어요. 곱슬머리의 금빛, 발그레한 볼과 코끝까지, 살결을 따뜻한 분홍과 크림색으로 부드럽게 칠했어요.
왼쪽 가장자리, 요셉의 손 아래를 확대해 보세요. 어린 양 한 마리가 고개를 내밀어 요셉의 손가락에 코를 대고 있어요. 양은 장차 예수가 스스로를 바치게 될 것을 떠올리게 하는 상징이에요. 다정한 장면 한쪽에 앞날의 이야기를 조용히 숨겨 놓은 셈이에요.
그 옆의 금발 아기가 세례자 요한이에요. 등을 돌린 채 아기 예수에게 손을 뻗고, 허리에는 털 달린 짐승 가죽을 둘렀어요. 짐승 가죽은 요한이 커서 광야에서 지낼 때 입었다는 옷을 미리 보여 주는 표시예요. 통통한 등과 다리의 살결이 붉은 치마와 맞닿아 더 환하게 보여요.
오른쪽 위의 할머니가 엘리사벳, 요한의 어머니이자 마리아의 친척이에요. 흰 두건을 쓰고 옆얼굴로 아기 예수를 바라봐요. 눈가와 입가의 주름, 처진 볼을 감추지 않고 그렸어요. 젊은 마리아의 매끈한 얼굴과 나란히 놓여 나이의 차이가 또렷해요.
오른쪽 아래 바구니를 보세요. 엮은 고리버들 바구니 속에 하얀 천과 줄무늬 천이 들어 있고, 앞에는 두툼한 천이 걸쳐져 있어요. 아기를 눕히는 바구니로 보여요. 성경 이야기 속 장면인데도, 그 시절 집 안에 있었을 법한 살림살이가 그대로 들어와 있어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1608년 가을, 이탈리아에 있던 루벤스에게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이 왔어요. 그는 서둘러 안트베르펜으로 떠났지만, 도착했을 때 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어요. 8년 가까이 미켈란젤로와 라파엘로의 그림을 공부하던 이탈리아 생활은 그렇게 끝났어요.
고향에 눌러앉은 루벤스의 앞날은 빠르게 열렸어요. 1609년 스페인령 네덜란드를 다스리던 알브레히트 대공과 이사벨라 대공비가 그를 궁정 화가로 삼았어요. 그런데도 브뤼셀 궁정이 아니라 안트베르펜에 머물러도 된다는 허락을 받았지요. 같은 해 그는 이사벨라 브란트와 결혼했어요.
이 그림을 그린 1615년 무렵, 루벤스는 서른 후반이었어요. 안트베르펜의 성당에 건 커다란 제단화 「십자가를 세움」과 「십자가에서 내려지심」으로 이름을 떨친 뒤였어요. 1610년에는 시내에 큰 집을 샀고, 조수를 여럿 둔 큰 작업장을 꾸렸어요. 집에는 딸 클라라 세레나와, 대공의 이름을 딴 아들 알베르트가 태어나 있었어요.
루벤스는 그림 솜씨만큼 장사 수완도 좋았어요. 조수들에게 이 그림과 같은 구도를 여러 점 다시 그리게 했고, 판화로도 새기게 했어요. 판화는 그림 한 점이 갈 수 없는 먼 곳까지 그의 이름을 실어 날랐어요. 몇 년 뒤에는 자기 그림을 본뜬 판화를 남이 함부로 찍지 못하게 하는 허가까지 받아 냈어요.
이 그림은 1830년 런던에서 나온 화가 작품 목록에 이미 올라 있었고, 1967년 시카고 미술관이 사들였어요. 이제 다시 그림 한가운데를 보세요. 요셉도, 엘리사벳도, 아기 요한도 우리를 보지 않아요. 시카고 미술관은 서로 맞물린 이 눈길들이 결국 마리아에게로 돌아온다고 풀이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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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다섯 사람의 눈길이 각각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 시선을 따라가며 찾아볼 수 있나요?
- 왜일까루벤스는 왜 성스러운 인물들에게서 빛 테두리를 빼고 자기 시대의 옷을 입혔을까요?
- 나라면인기 있는 그림을 조수들이 여러 점 다시 그리고 판화로 퍼뜨렸다면, 오늘날 잘 팔리는 디자인을 여러 상품으로 찍어 내는 일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