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 챙이 둥근 큰 모자를 쓴 나이 든 남자가 입을 벌린 채 눈을 치켜뜨고 위쪽을 올려다봐요.
- 독일 화가이자 판화가 마르틴 숀가우어가 1480~90년 무렵 붉게 물들인 종이에 펜과 잉크로 그렸어요.
- 높이 13cm의 작은 종이를 판화처럼 촘촘한 펜 선으로 가득 채운 그림이에요.
그림 읽기
가까이 다가가 볼 5곳
그림 위 번호를 누르면 그 해설로, 확대 그림을 누르면 그림 전체에서 그 자리로 가요.
두 눈을 확대해 보세요. 눈동자가 위 눈꺼풀 바로 밑까지 올라가 있어서, 아래쪽 흰자가 넓게 드러나요. 눈 밑에는 처진 살이 여러 겹 곡선으로 그려져 있어요. 무엇을 보는지는 몰라도, 그 사람이 무언가에 붙잡혀 있다는 건 알 수 있어요.
벌린 입을 보세요. 벌린 입 안으로 고르지 않은 이가 지그재그 선으로 보여요. 입가와 턱에는 짧은 펜 선이 촘촘히 겹쳐 있어 수염 자국처럼 거칠어요. 말을 하다 멈춘 것 같은 입이에요.
모자 위쪽으로 올라가 보세요. 가는 펜 선이 모자의 둥근 면을 따라 휘어지며 수십 줄 나란히 흘러가요. 선이 모이는 곳은 어둡고, 벌어지는 곳은 밝아요. 그은 선의 방향만으로 모자가 둥글게 부풀어 보여요.
목둘레 털 깃을 보세요. 끝이 살짝 휘어진 짧은 선을 비스듬히 쌓아서 털이 뻗친 느낌을 냈어요. 매끈한 모자의 긴 선과 비교하면 손놀림이 전혀 달라요.
오른쪽 아래 옷자락의 그늘로 내려가 보세요. 가로세로 선이 그물처럼 교차하는 빗금이 가득해요. 선이 겹칠수록 어둠이 짙어져요. 동판에 선을 새기는 판화가의 손버릇이 펜에도 그대로 남아 있어요.
이 그림이 그려진 때
이 소묘가 그려질 무렵, 숀가우어는 알자스의 도시 콜마르에서 이미 이름난 사람이었어요. 그의 동판화는 유럽 곳곳으로 퍼져 나갔고, 판마다 M과 S를 나란히 새긴 머리글자가 들어 있었어요. 사람들은 그를 아름다운 마르틴이라는 뜻의 별명으로 불렀어요.
그는 콜마르의 금세공인 집안에서 태어났어요. 동판화는 금속에 가는 선을 새기는 금세공 기술에서 자라난 미술이었죠. 숀가우어는 바로 그 동판화로 이름을 얻은 사람이었어요.
그의 판화는 알프스 너머까지 갔어요. 바사리의 기록에 따르면 소년 시절의 미켈란젤로는 숀가우어의 판화 「성 안토니우스의 유혹」을 보고 그것을 물감으로 옮겨 그렸어요. 유럽 여러 곳의 공방도 그의 판화를 본보기로 삼았어요.
말년에 그는 라인강 가의 도시 브라이자흐로 옮겼어요. 그곳 성당 서쪽 벽에 커다란 「최후의 심판」을 그렸고, 1491년 그곳에서 세상을 떠났어요. 이듬해 스무 살 남짓의 뒤러가 그를 만나려고 콜마르를 찾아왔지만, 그를 맞은 것은 숀가우어의 형제들이었어요.
이 작은 종이는 오랜 세월 뒤 뉴욕의 은행가 로버트 레먼의 소장품이 되었어요. 그리고 1975년 그의 소장품과 함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들어왔어요.
남자의 둥근 모자를 다시 보세요. 펜으로 그렸는데도 선 하나하나가 동판을 새긴 것처럼 고르고 촘촘해요. 금세공인의 아들이 종이 위에서도 같은 손으로 선을 쌓았다는 걸 알 수 있어요.
같은 화가의 다른 그림
함께 생각해 볼 질문
- 찾아보기얼굴에서 선이 그물처럼 교차하는 곳과, 한 방향으로만 그어진 곳을 각각 찾을 수 있나요?
- 왜일까숀가우어는 왜 이 남자를 정면이 아니라 고개를 젖히고 위를 보는 모습으로 그렸을까요?
- 나라면이 사람은 무엇을 보고 있기에 이런 얼굴을 하고 있을까요? 내가 최근에 넋을 잃고 올려다본 것은 무엇이었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