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가 · 19세기
에드가 드가
Edgar Degas · 1834–1917
무대 뒤 연습실, 모자 가게, 욕실처럼 남이 잘 보지 않는 자리에 눈을 두고, 사람이 무언가에 몰두한 순간을 붙잡은 파리의 화가예요.
생애 장면
에드가 드가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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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56이탈리아
1834년 파리의 은행가 집안에서 태어난 맏아들 드가는 법학 공부를 그만두고 그림을 택했어요. 스물두 살에 그는 이탈리아로 떠나 나폴리, 로마, 피렌체를 오가며 옛 거장들의 그림을 베꼈어요. 나폴리에는 할아버지가 세운 집안 은행이 있었고, 피렌체에는 고모 라우라의 가족이 살았어요. 고모네 식구를 그린 큰 가족 초상 「벨렐리 가족」은 여기서 시작되었어요.
- 1865파리
커다란 꽃병이 그림 한가운데를 다 차지해요. 흰 국화, 붉은 꽃, 노란 꽃이 뒤엉켜 있고, 정작 사람은 오른쪽 끝으로 밀려나 있어요. 여인은 손을 입가에 대고 화면 밖 어딘가를 봐요. 왼쪽 아래 식탁보를 보세요. 붓으로 쓴 1865라는 숫자가 보여요. 미술관은 이 여인이 드가의 학창 시절 친구 폴 발팽송의 아내일 거라고 보면서도 제목에 물음표를 붙여 두었어요.
이때 그린 그림꽃병 옆에 앉은 여인 - 1872뉴올리언스
드가의 어머니는 미국 뉴올리언스 출신이었어요. 1872년 가을, 드가는 그곳에서 목화 일을 하던 두 동생을 찾아 대서양을 건넜어요. 다섯 달 남짓 머물며 그는 외가 식구들을 그렸고, 목화 거래소 사무실 안 사람들을 한 화면에 담은 그림도 남겼어요. 그가 미국에 간 것은 이때 한 번뿐이에요.
- 1874파리
1874년 봄, 파리의 한 사진가 작업실에서 살롱 바깥의 화가들이 스스로 전시회를 열어요. 훗날 첫 인상주의 전시회라 불리는 자리이고, 드가는 이 전시를 꾸린 사람 가운데 하나였어요. 같은 해 그린 「무용 수업」에서 오른쪽의 지팡이 짚은 노인을 보세요. 붉은 스카프를 두른 무용 선생 앞에서 한 소녀가 팔을 들어 동작을 해 보여요. 그사이 앞쪽 소녀는 고개를 숙여 치마를 매만지고, 그 뒤 소녀는 턱에 손을 댄 채 옆을 봐요. 화려한 공연이 아니라 연습실의 기다리는 시간을 그린 그림이에요.
이때 그린 그림무용 수업 - 1875나폴리
1874년, 아버지가 나폴리에서 세상을 떠났어요. 이듬해 드가는 넉 달 동안 나폴리에 머물며 삼촌 앙리와 사촌 뤼시를 그렸어요. 부모를 잃은 뤼시는 막 삼촌의 손에 맡겨진 참이었어요. 둘 다 검은 상복을 입었고, 의자 등받이가 두 사람 사이를 갈라요. 삼촌은 신문을 쥔 채 생각에 잠겨 있고, 뤼시는 의자에 손을 얹고 우리를 똑바로 봐요. 그린 사람 역시 얼마 전 아버지를 잃은 조카였어요.
이때 그린 그림앙리 드가와 조카 뤼시 드가 - 1881파리
여섯 번째 인상주의 전시회에 드가는 밀랍으로 빚은 열네 살 무용수 조각을 내놓아요. 진짜 천으로 만든 치마를 입히고 진짜 머리카락을 달아서 보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어요. 이 무렵 그는 모자 가게에도 자주 눈을 돌렸어요. 「모자 가게」에서 초록 옷의 여인은 주황색 모자를 손에 들고 살펴봐요. 그런데 진열대 위 초록 리본 모자가 마치 그녀 머리 위에 얹힌 것처럼 놓여 있어요. 손님인지 점원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장난이에요.
이때 그린 그림모자 가게 - 1886파리
여덟 번째이자 마지막 인상주의 전시회에서 드가는 몸을 씻고, 닦고, 머리를 빗는 여인들을 그린 파스텔을 여러 점 걸었어요. 「머리를 빗기는 여인」도 이 무렵 작품이에요. 여인은 고개를 뒤로 젖혀 눈을 감고, 분홍 옷의 하녀가 그 머리칼을 잡아요. 노란 의자의 결은 파스텔을 빗금처럼 겹쳐 그은 자국으로 되어 있어요. 눈이 점점 나빠지던 드가는 기름 물감보다 파스텔과 조각에 더 기댔어요.
이때 그린 그림머리를 빗기는 여인 - 1917파리
1917년 9월, 드가는 여든셋의 나이로 파리에서 세상을 떠났어요. 말년에는 거의 앞을 보지 못해 작업을 멈춘 채 지냈어요. 그는 결혼하지 않았고, 앵그르와 들라크루아 같은 다른 화가들의 그림을 열심히 모았어요. 세상을 떠난 뒤 작업실에서는 그가 생전에 거의 내보이지 않은 밀랍 조각들이 나왔고, 뒤에 청동으로 떠졌어요.











